최근 캄보디아 납치 사건처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 조직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취업 사기를 빙자한 납치, 감금, 강제 노동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불운이 아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호망 부재를 드러내는 명백한 증거이다. 단순히 여행객이 겪는 안전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 보호의 공간이 국경을 초월하여 확장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제기된다. 이에 해외 한국인 보호에 안전 공백을 초래한 비극적인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진화하는 해외 조직범죄의 양상을 분석하고, 실효적인 재외국민 보호 인프라 구축 방안을
오늘날 여행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은 MZ세대이다. MZ세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표현 욕구가 강하며 스마트폰의 활용에 매우 익숙하다. MZ세대는 SNS에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하여 자신이 체험했던 관광 경험을 사진과 글로 그대로 노출시킨다. 오늘날 대중들은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를 검색하는데, SNS에 올린 사진과 정보는 바로 관광 정보가 된다. SNS에서노출된 관광 정보가 대중들에게 흥미를 끌고 감동을 준다면, 많은 관광객들은 마치 성지순례를 하는 것처럼 선구자적인 활동을 보여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의 길을 따라 걷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갈수록 ‘강성 정치팬덤’(이하 팬덤)만 보고 내달리고 있다. 지난 22대 총선과 21대 대선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이번에 치러진 여야 당대표 선거에서 팬덤이 위세를 과시하는 것을 우리는 목도할 수 있었다.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있었지만,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팬덤을 통제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더욱이 이제는 팬덤이 강성 당원이 되어 당내 여론전을 주도하면서 때로는 당의 몸통을 흔들기까지 한다. 전당대회와 공천 등 선거 결과 및 당내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
“살려고 일을 하지 누가 죽으려 일터에 나가는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산업재해와의 긴 악연을 끊기 위한 새 정부의 노력에 깊이 공감한다. 불시 점검과 강력한 제재 조치는 전례 없는 효능감을 유발한다. 그러나 어렵고 위험한 일일수록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는 구조가 한순간에 끊기지 않는다면 혁명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25년 8월 19일 오전 11시경 경북 청도군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선로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소속 직원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지 않았던가.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중에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물론 경제 성장을 회복하고, 피폐해진 민생을 보살피며,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 모두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위해서라도 국민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지금처럼 분열하고 대립하는 국민의 마음과 태도로는 어떤 일에도 성공하기 어렵다.지금까지 우리는 나라를 지키고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국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제 우리 내부는 빈부격차, 세대 간 차이, 젠더 갈등, 이념 대립 등으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 불신과 비
최근 발표된 국민연금 개혁안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더 내고, 더 받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청년세대의 반응은 냉랭하다. 그 배경에는 ‘더 많이 내지만, 그 혜택은 기성세대가 누리고, 정작 우리는 기금 고갈로 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우선,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기성세대는 이번 개정에서 조정된 소득대체율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4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법과 헌법의 경계를 넘나들며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련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기 초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행정명령을 발효하는 현상은 새롭지 않지만, 일론 머스크에게 맡긴, 소위 '정부효율부'라는 임시 조직를 통해 기존의 연방정부 관료제도를 흔드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선출되지도 않았고 의회의 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지도 않은 머스크가 연방정부의 운영에 간섭하는 모습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에 대해 많은 정치학자들은 미국이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현재 조
트럼프 당선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완전히 차별화되는 외교안보 전략을 예고하였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세계전략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막으려고 했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 2기는 중국에 집중할 것이다. 러시아를 방어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지출을 늘리라고 압박할 것이다. 외교관이나 장군이 독점해 왔던 나토 대사에 매튜 휘태커 전 법무장관 대행은 트럼프 당선자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덤 스미스가 모든 국부의 원천이 노동이라고 했을 때 그 노동이란 원자재를 생산・가공하거나 상품을 제조하는 육체노동을 말했다. 그 즈음에 시작된 산업혁명은 근대적 시간관과 자본주의적 노동관에 적응한 사람들의 노동력을 규격화하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정밀성에 기반해서 생산도구나 부품을 규격화시킨 다음에 이 둘을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의 분업체계 속에서 결합시켰던 일련의 공업화 과정이었다. 19세기 공장제 생산에서 종속노동은 임금을 대가로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육체노동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고용계약의 전형으로서 정착되
2022년 11월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등장 이후 AI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 사회 각 분야로 AI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교육 분야 AI 디지털 교과서(AI Digital Textbook: AIDT)이다. AIDT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 기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화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지원 기능 등을 탑재한 교과서이다. 정부는 AIDT를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
영화 ‘관상’의 마지막 신이 기억난다. 바람을 보지 못하고 파도만 본 것을 자책하는 장면이다. 우리는 원인보다 현상에 집중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의사가 병의 원인을 놓치고 증상에만 몰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난 8월 언론에 서울 연희동에서 달리던 자동차가 싱크홀로 사라지는 놀라운 광경이 동영상으로 보도됐다. 밈에서나 볼만한 후진국형 사건이라 국민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세상의 모든 싱크홀은 지하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외국의 석회암 지대의 거대한 지하 대수층은 주택 몇 채를 순식간에 삼킬 정도의 싱크홀을 만든다. 지하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장기 공백사태를 맞고 있다. 방통위는 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국가기관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으로 구성된 2인 체제로 MBC의 감독권을 가지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들을 졸속으로 임명함으로써 위원장이 탄핵소추되어 권한행사가 정지된 상태다. 합의제 기관으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태인 것이다. 방송과 통신에 관한 국가기관의 공백이 정보사회가 최첨단으로 진전되는 상황에서 국민생활에 미칠 영향은 심대하다. 이 공백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따라서 누가
지금은 고인(故人)이 되신 이어령 선생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이 처음 출판된 게 1982년, 필자가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직후였다. 한국 최고의 지성(知性)께서 쓰신 책을 사춘기 학생이 이해할 턱이 없었지만, 6개의 주제에 걸쳐 일본 사회의 특징을 상세하게 설명하신 선생님의 풍부한 지식과 관점에 감탄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소니(SONY)에서 만든 미니 카세트가 최고의 소장품이었던 시절이 기억에 선명한 필자에게, 내년으로 다가온 한일 수교 60년은 남다른 감회를 가지게 만든다. 최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정부 관계자와 학자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 명백해 보임에도 법적으로는 피해자 사망에 대한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건이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사례 1] 2024년 1월 7일 새벽 부산의 한 오피스텔 9층에서 20대 여성 A가 추락해 숨졌다. A의 사망을 119에 신고한 것은 숨진 여성의 전 남자친구 B였다. 유족에 따르면, A는 2023년 8월부터 B의 지속적인 폭행 및 자살 종용, 협박, 스토킹, 주거침입,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3월 28일 전국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 20곳 이상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극우 유튜버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법 카메라의 설치 장소는 정수기 뒤였다. 검거된 유튜버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를 속이는 것 같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2023년 강서구청 보궐선거 때에도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투표자 수를 세어봤으나 선관위가 발표한 숫자와 달랐다”고 주장했다.참으로 무지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투표자 수를 파악하는데 가장 정확하고 간단한 방법은 직접 공직선거
정부는 지난 15년간 총 380조 원의 예산을 저출산 정책에 쏟았다. 그럼에도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다. 2024년 합계출산율을 0.68로 예상하며 우리나라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까지 한국의 출산율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0.6명대의 출산율은 특별한 역사적 사태를 제외한 기본적인 사회에서는 형성되기 불가능한 수치로 인구소멸 수준이라 말한다.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정책 변화로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한국은 수도권에 자원이 집중돼 극심한 경쟁과 심리불안을 조장하는 획일적인 삶의 방식이 강요된다
금년도 에너지와 환경 부문 해결 과제 관련 국내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미국의 세계 에너지 시장 주도권 강화의 부정적 파급효과; 석유생산량, LNG와 원전 등 수출과 첨단 기술 수출에서 세계 ‘톱’ 위치 지속, 중국과의 경쟁 상황 심화와 시장 불안 가속 2) 국제 환경문제 해결 구도의 효율성 논란; UAE COP28 불완전 진전, 산유국 등 화석연료 생산국들의 이기주의 지속, UN 주도 기후변화 대응 효율성 의문 3)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 주문에 어려움을 겪은 어머니 이야기는 고령층 디지털 소외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 되어 고령층의 사회적 소외가 악화될 수 있다.디지털역량은 특정인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 되었고 이는 곧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단순한 정보검색을 넘어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도 영향을 주며 이는 곧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소통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인터넷에서 찾은
우리나라에는 40개 의과대학이 있고 의대 정원은 연간 3,058명으로 2006년 이후 17년 동안 늘지 않고 있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서 과학적 근거 기반 의료정책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과학적 근거는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이 체계적·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대 정원 확대를 바라보는 정부·의사협회·지방정부·환자단체·시민단체·의과대학 등의 시각 차이가 크고, 의대 정원이 확대되더라도 의대에 입학해서 전문의가 되기까지 최소 10
한국 교육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수업시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학부모로부터 4년에 걸쳐 부당하게 보상책임을 추궁받던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갑질 학부모에 분노한 시민들의 신상털기와 문자폭탄이 이어졌고 그가 다니는 농협에 예금인출과 같은 일반 국민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그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페트병’ 사건을 접한 국민 중에는 언제부터 교사가 학부모와의 사이에서 을로 전락했는지 의아해하는 시선도 분명 있다. 교사가 청년 일자리 중 ‘워라밸’이 가장 확실하고 그래서 가장 선호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