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그 시각을 바탕으로, 건축을 넘어 다양한 추억을 사진에 담다
전시회 개최와 달력 제작 등 다채로운 활동도 예정
건축은 시간을 견디고, 사진은 시간을 붙잡는다. 건축공학부 사진 소모임 ‘담다’는 이처럼 상반된 두 성질을 아울러 세상을 바라본다. 이들은 사진을 매개로 건축을 해석하고 일상을 기록하며 추억을 쌓는다. 그들의 렌즈에는 어떤 세상이 포착되는 것일까. 동대신문이 ‘담다’의 회장 이민규(건축학 21) 학우와 부원 김주형(건축학 21) 학우를 만났다.
‘추억을 담는’ 사진 소모임
‘담다’는 출사와 친목 활동 등으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는 건축공학부 사진 소모임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장면과 건축물의 찰나를 각자의 방식으로 사진에 ‘담아’내는 활동을 하고 있죠. ‘담다’라는 이름도 이런 특징에서 생각해 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저희는 사진으로 추억과 기억을 담아내는 소모임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건축부터 다채로운 장르까지
저희 소모임은 2019년에 설립됐어요. 설립 당시에는 건축물 촬영에만 초점을 두고 활동했다고 합니다. 제가 소모임에 참여한 2021년부터는 정기 출사 일정을 계획하고 다양한 주제를 시도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어요. 현재는 건축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으며 친목 활동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담다의 부원들은
올해 인원은 총 75명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원 모두가 모여야만 활동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에요. 2~3명의 소수 인원만 모여도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면 활동이 이뤄지죠. 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축과의 시각’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출사를 가면 시선이 먼저 건축물을 향하고, 대화도 건축 이야기로 이어지곤 하거든요.
‘담다’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
학기와 방학의 구분 없이 이뤄지는 총 5번의 정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활동 횟수 말고는 정해진 틀이 없어 출사나 사진 강의 등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죠. 활동 전 달 21일에 활동 내용을 공지하고, 참여할 부원을 모집합니다.
정기 활동 외에 부원의 의견에 따라 번개 모임도 만들어져요. 최근에 진행했던 연등 출사도 정기 활동이 아닌 번개 모임이었습니다. 부원 중 누구든 찍고 싶은 게 생기면 단체 카톡방에 “같이 찍으러 갈 사람?”하고 올려요. 그러면 활동을 희망하는 부원들이 자유롭게 모여 촬영을 진행합니다.
방학 중에는 친목 도모를 위해 MT를 개최해요. 2022년부터 매년 기획되고 있는 담다의 MT는 제주도나 강릉 등 최대한 교외로 갑니다. 정기 활동이 주로 학교 근처나 서울에서 진행되기 때문이죠. 정규 학기가 아닌 방학에는 최대한 멀리 떠나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제주도로 많이 가고, 다가오는 여름방학에는 강릉의 여러 건축물을 보고 올 계획이에요.
신입 부원들을 대상으로 한 카메라 교육도 주기적으로 진행합니다. 전문적인 사진 지식이 있는 선배님께서 후배들에게 사진의 3요소 같은 기초적인 이론부터 시작해 카메라의 전반을 가르쳐 주세요. 이론 교육 후에는 학교 주변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합니다. ‘사진 소모임이면 카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도 있지만, 장비의 제한 없이 휴대폰으로도 자유롭게 촬영에 임할 수 있어요.
출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전반적인 활동 계획과 공지를 담당하는 매니저들이 회의를 진행해 출사 계획을 먼저 세웁니다. 출사의 특정 주제를 정하지는 않고, 다양한 장소를 방문해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어떤 주제를 정해 출사를 가면 제한된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이보단 다양한 장소를 방문해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해요. 이렇게 ‘다양성’에 초점을 두면 저희가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나와 정말 흥미롭습니다.
‘담다’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사진을 통해 당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도 저희 소모임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사진 촬영 중 서로의 모습을 찍어주기도 하는데, 그 사진을 받아보면 당시 기억들이 잘 떠오르죠. 부원들과 함께 갔던 첫 엠티, 반포한강공원 야경 피크닉, 연등 출사 등 기억에 남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또한 ‘건축과의 시각’을 담을 수 있는 소모임인 만큼, 같은 건물을 찍더라도 스타일이 다양합니다. 건물 자체의 구조나 형태에 초점을 맞춰 찍는 부원도 있고, 풍경을 찍더라도 건물과의 연계를 고려해서 구도를 잡는 부원도 있죠.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각이 드러나는 사진들을 볼 수 있다는 게 활동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출사 후 결과물은 어떻게 보관되는지
활동 후 소모임 카톡방에 모든 사진을 공유하고, 잘 나온 사진들을 추려 활동 포스터를 만듭니다. 기존에는 사진 취합이 원활하지 않아 기록물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를 해결하고자 포스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잘 나온 사진 3~4장을 선별해 하나의 포스터로 만들고 있어요. 이에 더해 올해는 ‘담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올해는 ‘담다’만의 전시회를 열어볼 예정입니다. 연말에 학교 안에서 작게라도 ‘담다’의 전시회를 여는 것이 목표죠. 이 역시 특정 주제에 따라 진행되기보다는, 저희가 중시하는 ‘다양성’을 위해 최대한 자유도가 높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특별하게 ‘담다 달력’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월별로 다른 테마를 갖고 사진을 추려내 저희 소모임만의 달력을 만들고 싶습니다.
부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일단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부원들에게 담다의 활동이 학업을 산뜻하게 환기해 줄 수 있는 경험이 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면 좋겠습니다. 산책동아리, 걷는 동아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걸어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좋았어요. 사진은 두 번째고, 우리 소모임 부원들 간의 추억을 더 첫 번째로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재밌게 활동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