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수십 년이 넘도록 끊이지 않는 불만과 질타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히 본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는 우리대학 학우들뿐 아니라 대학생들의 고질적이고 대표적인 불만 중 하나로 이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비속어가 나올 만큼 많은 이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바로 매일 강의실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일체형 책상이다.
생각보다 옛 물건인 일체형 책상은 100여 년 전 19세기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다. 그 후 우리나라에선 1990년대 인구 증가로 대학 정원이 대폭 늘어나며 한정된 공간에 많은 학생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그때 대학 강의실 내에서는 값이 싸고 관리가 용이한 일체형 책상의 보편화가 이뤄졌다.
다만 일체형 책상은 학우들에게 체격에 따라 다채로운 불편함을 선사하며 긴 시간 집중을 방해해 궁극적으로 학업 효율을 떨어뜨린다. 가장 큰 문제점은 책상과 걸상 간 거리 간격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체형 책상으로 앉은 자세가 망가지면 척추와 목디스크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강의실 내 통행에도 큰 불편함을 주며 학생들은 제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큰 제약을 받는다. 일체형 책상은 어느 맥락으로 봐도 이용자의 편의나 체형에 적합하게 설계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용자가 아닌 관리자의 효율성에 치중된 행태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건강하고 올바른 학업 환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밝기, 습도, 소음, 온도 등 적합한 학업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지만, 중요한 건 단연 공부 자세를 결정짓는 책상과 걸상일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앉아서 공부하는 데 큰 원동력이 돼 주는 것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불편한 자세로는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없으며 건강에조차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정과 학교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라는 말을 공식처럼 들으며 자랐다는 사실로 미뤄봐도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약점은 보완하고 낡은 것은 대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것이 변화할 동안 일체형 책상 시스템은 꿋꿋이 시대를 달리며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을 겸비한 채 오늘날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강의실 내 책상과 걸상이 진정히 학생 건강과 학업 증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