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현 수습기자
▲안성현 수습기자

이제 짧은 영상은 청년 세대의 여가와 정보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85.2%는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출퇴근길, 강의 전후,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 화면 속 15초짜리 영상이 청년의 하루를 가득 채운다.

숏폼 콘텐츠는 분명 시대가 만든 효율적 형식이다.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제작자가 될 수 있다는 접근성도 갖췄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는 사고의 단절과 집중력 약화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청년들의 인식 구조는 점차 빠른 자극에 익숙해지고 있다. 15초 안에 흥미를 끌지 못하면 넘기고, 1분이 넘으면 지루해진다. 짧은 영상의 속도에 맞추려다 보니 주의력은 분산되고, 새로운 영상으로 넘어가는 순간 이전 영상에서 느낀 감정과 사고는 휘발돼 깊은 사고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를 단순히 ‘악’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의 질이다. 짧은 영상은 핵심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시간 효율적인 학습이나 정보 습득에 유용하다. 최근에는 역사 요약, 사회문제 해설, 외국어 학습 등 교양 콘텐츠들이 늘어나며, 각계 전문가들의 발언들과 주요 논점을 짧은 시간에 접할 수 있게 됐다.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면서 숏폼 콘텐츠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새로운 소통의 통로가 되고 있다.

이런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숏폼 시대의 미디어 문해력’이다. 짧은 정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의 의미를 판별하며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말이다. 숏폼 콘텐츠가 주는 즉각적 쾌감에 머물면 영상과 함께 사고가 끝나게 되지만, 영상 속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려 한다면 깊은 사유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숏폼 콘텐츠를 ‘디지털 디톡스’의 대상으로 삼으며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떼어낼 수 없는 거대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됐다. 이제는 숏폼 콘텐츠의 어두운 면만 볼 것이 아니라, 밝은 면도 함께 인식해 더 나은 방향으로 소비하고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