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한국음악과 대우교수
▴윤소희 한국음악과 대우교수

붓다 입멸 후 500 제자가 스승의 말씀을 합송함으로써 불경이 성립되었다. 100명이 넘는 대중이 한 말씀을 똑같이 암송하기 위해서는 율조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러므로 초기의 빠알리 경전은 말씀의 유형에 따라 율조가 생성되었다. 그중에 가장 음악적인 것이 가타()였는데, 이는 노래하다라는 어원 가우에서 비롯된 말이다. 따라서 불교음악의 원음은 붓다의 음성이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음유시인이자 싱어인 붓다의 탄생이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의 음원 조회수가 3억을 훌쩍 넘어섰다. ‘골든은 한국음악적 매력뿐 아니라 설법이라 할 정도로 불교적이다. 음악적으로 보면, 3연음으로 시작한 전주에다, 여린내기로 시작하는 서양음악과 달리 잉어걸이로 한 박자 먹고 “I was a ghost. I was alone.”으로 시작하여 ‘hah’하고 탄식한다. 이어서 우리말 ’, 영어 부사 how까지 소리(악보에 네모 표시)로 활용하는 기법이 신의 한 수다. 한국 특유의 3연음에다 붉은 악마 응원 박수 같은 따단따(♪♩♪)’, 2박자를 3분할하는 교대죽 리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어단성장(語短聲長)의 중국음악에는 리듬이 그다지 중요치 않으므로 세종께서 동양 최초로 유량악보를 창제하며, 정간보 한 줄을 붓다의 32상호와 같이 32칸으로 하였다. 이어서 세조는 16자모 다라니 신심을 담아 16정간을 한 줄로 하여 우리말 절주에 맞추어 3·2·3×2로 굵은 줄을 표시하였는데 골든의 리듬에도 3연음과 2분박 리듬 절주가 어우러져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할 수 없는 우수한 기보 체계가 세종·세조에 의해 마련됐으나 숭유정책으로 정간보에는 유교음악만 담았고, 불교음악은 저잣거리와 민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렸다. 사지(寺地)마저 뺏겨버린 스님들은 탁발을 위해 신명나는 목탁 절주와 꽹과리 치는 동령(動鈴) 염불을 하였다. 그러기에 한국에 랩 음악이 들어왔을 때 스님들께서 저거 우리가 하던 건데라고 했다. 염불과 불교악가무가 오늘날 K-팝의 뿌리가 된 데에는 불교가 처했던 아픔과 설움의 시절이 있었다. 불교와 음악이 만나는 곳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에는 AI가 할 수 없는 인간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골든의 주인공들이 모인 곳이다. 한국불교음악 “It’s our time” 세계를 물들이는 한국불교음악, Oh up! up! up with Buddha’s 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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