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창작학전공·전자전기공학부, 수강신청 어려움 지속
원하는 전공으로의 졸업에 차질 있어
"교수회의 등을 통해 방안을 논의할 예정"
우리대학 내 일부 학부에서 운영 중인 세부전공 및 트랙 선택 제도가 학우들의 원활한 전공 이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세부전공 제도를 운용하는 학부는 경찰행정학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연극학부, 영어영문학부가 있다. 특정 트랙을 운용하는 학부는 전자전기공학부와 시스템반도체학부다.
이 중 특히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와 전자전기공학부는 제한된 수강 정원과 편중된 트랙 수요로 인해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원하는 전공을 이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의 세부전공은 국어국문학전공, 문예창작학전공, 뉴미디어한국어문화전공으로 구성됐다. 이 중 문예창작학전공은 강의 특성상 합평 중심의 소규모 수업이 많아 수강 정원이 20명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올해 한 학년 전체 정원 수 60명에 비해 부족한 수치다. 이에 따라 해당 전공으로의 진입을 희망하는 학우들은 수강신청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부 측은 졸업 시 수강 이력을 바탕으로 세부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있으며, 문예창작학전공은 단일전공 기준 60학점 이상 이수가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우들의 계획적인 수강신청이 필수적이지만, 강의 정원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의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A학우는 “문예창작학전공 수업을 듣고 싶어도 수강 정원이 부족해 학점을 채우려 다른 학과 전공이나 일반교양을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예창작학전공의 수강신청 어려움에 대해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B교수는 “수강신청 문제는 특정 세부전공에 국한된 문제로 보기보단 학부 전체의 의견을 듣고 개선책을 찾는 등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시간을 두고 교수회의 등을 통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자전기공학부 역시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해당 학부에는 ▲신호처리 및 인공지능 트랙 ▲통신 및 전자파 트랙 ▲전자응용 트랙 ▲마이크로 전자공학 트랙 ▲전력변환시스템 트랙 ▲전력계통 및 신재생에너지 트랙 등 6개 트랙이 있다. 이 중 반도체와 관련된 ▲마이크로 전자공학 트랙은 특히 인기가 많다. 그러나 관련 강의 수가 부족하고 교원 인력도 충분하지 않아 많은 학우들이 희망 트랙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문제로 원하는 트랙 과목을 수강하지 못함에 따라, 전공 학점을 채우기 위해 자신이 희망하지 않는 트랙의 전공 수업까지 들어야 하는 학우가 생긴다. 익명의 전자전기공학부 C학우(전자전기 23)는 “어떻게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더라도 수강신청의 영향으로 전문성 없이 졸업하면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자전기공학부는 지난해까지 신입생 수 172명, 올해부터 153명으로 단과대 내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강의 수와 정원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전자전기공학부 수강신청 당시 반도체 관련 과목의 수강 정원이 크게 모자라 학우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학과 사무실은 추가신청 요청서를 접수하고 정원을 45명 증원했다. 그러나 수요 예측 부족으로 증설된 강의가 기존 수업과 시간대가 겹치면서 실질적인 수요 해소에는 한계가 있었다. C학우는 “23학번은 한 학년이 170명 수준인데, 반도체 관련 강의의 수강 정원은 30명 정도였다”며 “학우들의 민원으로 수강 정정기간에 뒤늦게 추가 강의가 개설됐으나 갑작스럽게 추가된 탓에 기존 수업과 시간이 겹쳐 불편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지찬(전자전기 23) 학우는 “반도체 및 전자 계열 트랙 수강신청은 흡사 인기 콘서트 티켓팅 만큼 수강 신청 난이도가 높다”며 “교원 인력 문제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요를 예측하고 반영하기 위한 체계적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우리대학과 같이 트랙 선택 제도를 운영하는 인천대학교의 경우 사전 이수 신청을 통해 특정 강좌의 수요를 파악하고 개설 강의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와 전자전기공학부 학부사무실은 동대신문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답변만을 남겼다. 대학은 학부 단위의 다양한 커리큘럼을 보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적은 수강 정원과 개설 과목 수 등으로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세부전공 선택을 요하는 학부 단위에는 비교적 많은 학생이 소속돼 있다. 대학이 더욱 면밀한 수요조사와 학사운영 개선으로 커리큘럼을 책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