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 기자
▲이준형 기자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무지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기원전 5세기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오늘날까지 유구한 격언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알고 또 무엇을 모르는가. 내가 가진 앎에 대한 의문은 나를 동대신문으로 이끌었다.

작년 1학기, 수업 과제로 ‘우리대학 청소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기획서를 작성했다. 처음 기획을 시작할 땐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 단순히 “우리대학 청소 노동자의 노동 실태를 조명하고, 노동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정도의 방향을 잡고 진행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터뷰를 시작하자 예상과 다른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노동자의 정년 문제, 둘로 갈라진 노조 갈등, 인원 부족 등 직접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었다. 이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고, 나 자신의 무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 반추해 보니 부끄러운 행태였다. 불과 며칠 전까지 나는 탁상행정을 일삼는 공무원과 정치인을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 역시 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가진 지식에만 의존하고, 나의 무지를 경계하지 않은 결과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판단이 필요할 때,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항상 기억하기’ 그리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을 찾기’였다. 두 번째 목표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우리대학 학보사라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하지만 학보사 활동은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원래부터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기자라는 직업에 관심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 과정에서 좌절하며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가 지내던 우물에서는 관심 없이 지나갈 소식을 찾아봤다. 이는 궁극적으로 시야의 지평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로 수습을 벗어나 정기자로 승격하며, 초심을 다시 한번 선언하고 이어가보자 한다. 한 명의 학보사 기자로서 의무를 가지고 기사 작성에 임하며, 스스로의 완성을 추구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 깨달은 바를 실천하며 성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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