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예능 프로그램「텐트 밖은 유럽」시리즈 제작 참여
학과 영상 소모임 ‘몽중인’, 리더십과 소통에 도움 돼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야기 만들어 나가길”
우리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전공(구 신문방송학과) 10학번 권대겸 동문. 그는 현재 CJ ENM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9년 차 예능 PD다. 참신한 기획과 몰입감 있는 연출, 감각적인 편집까지 두루 갖춘 ‘팔방미인’ 예능 PD, 권대겸 동문. 「텐트 밖은 유럽」, 「식스센스」, 「벌거벗은 세계사」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한 그는 촬영 현장에서 각자의 역할이 퍼즐처럼 맞춰질 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고 이야기한다. 프로그램의 완성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조각인 권대겸 동문을 동대신문이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권대겸 동문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전공 10학번 권대겸입니다. 2017년 CJ ENM 공채로 입사해 현재 tvN 예능 제작 PD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재학 당시 학생회와 여러 소모임 활동을 열심히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A.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활동에 도전했던 것 같아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영상 소모임 ‘몽중인’입니다. 물론 현직에서의 작업과는 전문성이나 수행 과정에서 차이가 있지만, 실전 업무에 보다 수월하게 녹아들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특히 2학년 때 소모임장을 맡았던 경험은 제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소모임을 이끌며 크고 작은 갈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거든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점차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협업의 중요성을 몸소 배울 수 있었어요. 그때 배운 리더십과 협업의 기술은 지금도 현장에서 제작진과 함께 일할 때 큰 힘이 됩니다. 단순한 소모임 활동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과 함께 일할 것인가’에 대한 실전 연습이었던 셈이죠.
Q. 학창 시절 들었던 수업 중 PD로 나아가는 데 가장 도움이 됐던 강의는 무엇인가요?
A. 사람들과의 소통은 PD로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데, 학창 시절 들었던 수업들이 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강의는 ‘조직커뮤니케이션’입니다. 회사에 들어가 보니 조직 내 소통이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수업에서 배운 개념들이 업무에 자연스럽게 적용되면서, 회사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스피치커뮤니케이션’ 강의도 인상 깊었어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여러 기술을 익히면서, 입사 면접은 물론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배운 이 두 강의는 단순한 교과목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제 업무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자산이에요.
Q. 방송 PD라는 꿈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어린 시절 제 집에는 TV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TV를 접하게 되면 화면 속 프로그램에 속절없이 빠져들곤 했어요. 그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TV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에 더 깊이 매료됐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 좋아 코미디언을 꿈꾸기도 했어요. 하지만 직접 무대에 서 보니 제 적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후 TV를 향한 애정에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해져 자연스럽게 ‘무대 뒤의 코미디언’인 예능 PD를 꿈꾸게 됐습니다.
Q. PD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그 과정에서 마주한 어려움과 극복 방법도 궁금합니다.
A. 저는 어떤 경험이든 ‘이것이 PD가 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쌓아갔습니다. 늘 이러한 질문을 품고 나아가다 보니, 제가 경험한 모든 것들이 PD가 되는 과정에서 값진 자산이 됐어요. 마치 만기가 된 적금처럼 ‘목돈’ 역할을 해준 것이죠. 물론 경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홀로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어둡고 외로운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 들었죠. 그래서 저는 29살까지 도전해 보고, 그때도 성과가 없으면 과감히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고 결심했어요. 이 한계선이 오히려 저를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고, 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더니 결국 PD라는 꿈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Q. ‘권대겸 PD’님만의 강점이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PD를 꿈꾼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었습니다. 방송은 결국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을 통해 완성된다고 믿기 때문에, 저는 진정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활한 소통을 통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저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직군의 사람들이 협력해야 하는데, 저는 그 협업 과정에서 오는 에너지를 정말 좋아해요. 현장에서 작가, 카메라 감독님, 스태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각자의 역할이 퍼즐처럼 맞춰질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죠.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한 덕분에 주변에서 저를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Q. 「텐트 밖은 유럽」, 「식스센스」, 「벌거벗은 세계사」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셨습니다. 촬영 중 일어난 예기치 못한 순간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요?
A. 촬영 현장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연출에 참여한 「텐트 밖은 유럽」 시리즈에서는 유독 돌발 상황이 많았어요. 스페인 편을 촬영하는 도중에는 갑작스러운 폭설로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캠핑장에 고립되는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연출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해야 합니다. 연출자가 당황하면 출연자와 스태프 모두가 흔들리게 되거든요. 돌발 상황이 벌어질수록 이미 지나간 일에 집착하기보다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권 동문님께서는 어느덧 입사 9년 차를 맞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고된 노력 끝에 찾아오는 성취감은 때때로 ‘도파민’처럼 느껴질 만큼 강렬해요. 프로그램 제작자로서의 삶은 개인적인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운 만큼 스트레스가 쌓이기 쉬운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힘든 촬영과 편집을 마친 후 느끼는 해방감과 성취감 덕분이죠. 프로그램 하나를 끝마칠 때면, 마치 전속력으로 달리던 러너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숨을 고르는 순간처럼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마주하는 순간, 그 짜릿한 성취감이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향한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그렇게 저는 오늘도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갈 힘을 얻어요.
Q.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TV 프로그램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방송 P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A. TV와 OTT는 시청 패턴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점차 본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는 줄어들고, OTT는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장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이에 따라 방송 PD는 단순히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끝까지 몰입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OTT의 무수히 많은 선택지 속에서 상투적인 콘텐츠는 눈에 띄기 어려워요.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차별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죠. 또한, CJ ENM처럼 TV와 OTT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PD는 두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각 플랫폼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기획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맞춰진 콘텐츠를 창출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Q. 권 동문님께서 생각하는 ‘좋은 PD’란 어떤 사람인가요? PD로서 갖춰야 할 태도와 역량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흔히 ‘좋은 PD’라고 하면 감각적인 연출력과 뛰어난 편집 실력 등을 떠올리지만, 사실 PD가 수행하는 역할은 그보다 훨씬 넓고 복합적입니다. 촬영 현장에서 출연진, 제작진과 소통하며 연출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획부터 편집, 예산 관리, 후반 작업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총괄해야 하죠.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라도 어떤 PD는 연출에 강하고, 어떤 PD는 편집이 뛰어나며, 또 어떤 PD는 현장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합니다.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맡아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다양한 역할을 유연하게 소화하고, 팀과 조화를 이루며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죠. 결국 ‘좋은 PD’란 자신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면서도 다른 영역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바쁜 방송 일정 중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슨 활동을 하며 보내시나요?
A. 9년 동안 예능 PD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넓고 얕은 지식을 쌓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취미도 다양하게 갖게 됐어요. 예전에는 긴 휴가를 활용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취미였지만, 최근에는 패션과 위스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얻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고된 일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시작한 취미들이 PD로서의 자질 중 하나인 ‘기획력’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죠.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더라도, 풍부한 배경지식과 다양한 경험이 새로운 발상의 원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방송 PD를 꿈꾸는 동국대학교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PD가 되기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기도, 문득 회의감이 들기도 하죠. 다만 저는 그 힘든 과정 또한 전부 자신에 대한 기록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PD라는 직업은 넓은 의미에서 ‘스토리텔러’예요. 후배님들이 PD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죠. 모든 경험은 그 자체로 의미 있으니, 후배님들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길 바랍니다.
프로그램 한 편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노력하는 권대겸 동문의 애정어린 시선이 녹아들어 있다. 어떤 어려움도 결국 성장의 밑거름이라 말하며 꿈꾸는 이들에게 자유로운 도전을 권하는 권 동문. 삶이라는 장기 프로그램의 연출가로서 끊임없이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 가는 그의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