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을 결심한 계기는 두 가지였습니다. 반복적이고 권태로운 한국 교육시스템에서의 탈피, 하고 싶은 것들로만 가득 채우는 시기를 보내고 싶어서. 그리고 교환학생을 마친 지금, 두 목적을 온전히 이룰 수 있었기에 만족스러운 교환 시기를 보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게 교환학생 생활은 ‘타지에서의 첫 독립’이라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집을 떠나 타지에서 사는 것도, 혼자서 삶의 전부를 꾸려나가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습니다. 출국 전에는 타지에서 홀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컥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출국 후 수많은 행정 절차들을 포함한 타지에서의 독립을 마주하며, 결국 부딪히면 모두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낯선 땅에서, 낯선 언어와 사람들 속에서 적응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 한껏 성장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피크닉 기념 사진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마지막 피크닉 기념 사진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교환교에서의 성적은 모두 P/F로 처리되기에 비교적 학업적 부담이 적었고, 그렇기에 학업 이외의 것들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들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겨난 시간을 제가 원하는 것으로 채워나가며, 삶 속에서 ‘의무’보다는 ‘자유’와 ‘의지’에 기반한 행위들의 비중을 키워갔습니다. 여행, 요리, 운동, 편집 등 원래부터 좋아하는 것들에서 나아가, 도전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것들에 하나하나 도전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모로코 사막에서 낙타를 탄 모습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모로코 사막에서 낙타를 탄 모습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그중 여행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갔던 국가는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은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주변국들을 여행하기에 용이했습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영국,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나라마다의 특징을 한국과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속해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우리나라가 가진 문화들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몸소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각 나라를 여행하기 전에,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공부를 사전에 조금이라도 한다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교환학생에 대해 고민하는 학우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낯선 해외살이에 대한 막연함, 혹시나 뒤처질까 하는 불안감 등 많은 걱정거리가 있겠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한평생을 살면서 학생의 신분으로 타국에서 ‘살아보는’ 경험은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기회일뿐더러, 단발적인 해외여행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감을 가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괴로움도 존재하는 건 사실이나, 견줄 수 없을 만큼 값진 깨달음들을 얻을 수 있고 본인이 가진 삶에 대한 우선순위와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경쟁과 위계가 자리 잡은 한국 사회 속에서 누구보다도 불안감이 많았던 저는, 교환 생활을 통해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삶에는 수직 확장뿐만 아니라 수평 확장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수평 확장이 삶을 다채롭고 평안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깨달음을 기반으로 삶의 우선순위도 많이 변화해, 이전과 달라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교환 시기 동안 만난 인연들을 통해 인격적으로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사랑이 많고 정도 많은 언니들을 보며, 많이 반성하고 배우는 순간들이 많았고, 그들과 많은 순간들을 함께하며 잊지 못할 추억들도 한가득 만들었습니다. 그 모든 에피소드들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떠나는 친구들과 BBQ 파티 사진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떠나는 친구들과 BBQ 파티 사진 (사진제공=양지원 학우.)

이렇게 저는 교환 시기로부터 많은 선물들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교환 시기로부터 어떤 선물을 받게 될지,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교환학생을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여러분들이 꿈꾸고 기대한 것 이상의 선물 같은 시간들이 찾아올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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