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스님 불교학부 강사
▲정헌스님 불교학부 강사

 요즘 우리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뉴스일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전쟁의 실상은 처참하다. 언론 매체를 통해서 보아도 마음이 아픈데, 직접 고통을 겪고 있는 그 나라 국민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 6월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였고,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서, 한반도 안보에도 그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렇게 다투는 근본적인 원인을 불교 경전에서 찾아보면, 『중아함경』 제25권 「고음경(苦陰經)」에 “중생은 욕심 때문에 왕과 왕이 다투고, 수행자와 수행자가 다투고, 신도와 신도가 다투고, 백성과 백성이 다투며, 나라와 나라가 다툰다. 그들은 서로 다투고 미워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무기로 점점 더 서로를 해친다”고 설해져 있다. 비록 현실적으로 국가의 전략적인 이해관계나 역사적으로 얽힌 원한 관계 등이 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근본 원인은 중생의 욕심에 있다.

 『출요경』에는 욕심이 많은 지도자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며, 중생들이 재해에 시달리게 된다고 하여, 국가 지도자가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법구경』에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문제 해결의 올바른 방법이 아님을 설하고 있다. “모든 중생은 다 죽음을 겁내나니 몽둥이의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없다. 자신에게 관대한 것에 견주어보아 죽이지 말고 매를 가하지 말라. 항상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여 어떠한 고통도 주지 않으면 현세에서도 해침을 받지 않고 후세에도 영원히 안온하리라. 악이 가면 반드시 화가 오나니, 칼과 몽둥이 제 몸에 돌아오리. 선량한 사람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죄 없는 사람을 거짓으로 모함하면 그 재앙 열 배로 불어나 끝끝내 그 재앙 용서받지 못하리” 

 밝지 않은 소식으로부터 어떻게 우리가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밝고 맑은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희망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 『법구경』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전쟁에 나가 수천의 적을 일개 장부가 이기더라도 스스로 자기를 이김으로써 회상의 전사(戰士)됨만 못하느니라. 자기를 이기는 것 가장 현명하나니, 그러므로 사람 중의 영웅이라 한다. 마음을 단속하고 몸을 길들여 모든 것 털어버리고 최후의 경지에 이른다” 자기를 이긴다는 것은 번뇌를 잘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번뇌를 잘 다스린 한 사람 한 사람의 평화로운 마음이 국가 간의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흩어진 마음을 걷는 동작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여 알아차리며 깨어있는 마음으로 바깥소식이 만들어내는 번뇌를 이겨내고 맑고 밝은 마음으로 생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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