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은 대학 생활 중 가장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새로운 세상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특히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꼭 가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네덜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유럽 전역을 쉽게 여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높은 영어 사용률 덕분입니다. 추가 학기임에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교환학생에 지원한 까닭입니다.

 네덜란드에 도착했을 때, 이곳이 평균 키가 가장 큰 나라라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모든 건문의 층고가 높아 시야가 탁 트였고, 사람의 키가 커서 처음에는 압도되기도 했습니다. 길을 걷다 눈이 마주치면 낯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Hoi(안녕)'라고 인사하거나 미소를 지어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의 문화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진제공=박채린 학우.
▲사진제공=박채린 학우.

 한국과 달리 난방이 라디에이터로 이루어져, 4월 초까지도 추위를 느꼈습니다. 마트 물가는 과일과 채소가 저렴했지만, 외식은 기본 2만 원 이상이라 부담스러웠습니다. 덕분에 직접 요리하는 일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요리 실력도 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튤립의 나라'답게 화훼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봄에 열린 세계 최대 튤립 축제인 'Keukenhof(쾨켄호프)'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튤립과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었고 원예감각에 감탄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사람보다 자전거가 많을 정도로 자전거가 주 이동 수단입니다. 자전거 수신호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를 배우며 현지 생활에 적응해 갔습니다.

▲세계 최대 튤립 축제 Keukenhof의 모습 (사진제공=박채린 학우.)

 교환학생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했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출신의 학생들도 있어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모이다 보니 수업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꼈습니다. 교수님의 이름을 부르거나, 설명 도중 질문을 하거나, 의견 차이로 교수님과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무례한 행동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점차 이는 자연스러운 학습 문화임을 이해하게 되었고, 저도 질문과 의견 제시에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수업은 일정 수준 이해하고 회화도 가능했지만, 언어 장벽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모든 학생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아 가끔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서로를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국어로 소통할 때는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며,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실용 중심 대학의 국제경영 코스를 수강하며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번은 독일 팀원과의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는 권위적인 태도로 팀원들을 대했고, 그로 인해 마찰이 생겼습니다. 문제를 논의했지만, 그의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파이널 프레젠테이션을 무사히 마쳤고, 마지막에 팀원 간에 격려의 악수를 나누며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팀 내에서 선입견이 깨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팀원을 '전형적인 독일인'으로 생각하며, 독일인은 모두 엄격하고 무뚝뚝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독일 팀원은 매우 젠틀했고 융통성이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도 성격과 태도는 천차만별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한, 팀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처음에는 직설적인 몇몇 표현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은 오히려 배울 만한 태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사는 경험과 먼 타지에서의 생활로 많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초반에는 긴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도 나를 반겨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울적함을 느꼈습니다. 거리에서는 이방인이라는 이질감이 짙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졌고, 네덜란드의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동화된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느새 '이곳이 내가 사는 곳이구나'라는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큰 도움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후 팀원들과 찍은 사진 (사진제공=박채린 학우.)
▲프레젠테이션 후 팀원들과 찍은 사진 (사진제공=박채린 학우.)

 교환학생을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더 넓은 차원의 다양성을 경험하며 시야가 확장된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영어 회화에 자신감이 붙었고, 세계 각지에 친구들이 생겨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을 앞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보라는 것입니다. 저는 많은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여전히 '현지인들과 더 가까이 지내볼걸', '그 순간을 미루지 말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고,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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