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리 수습기자
▲오승리 수습기자

‘해우소(解憂所)’.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의미로 사찰에서 화장실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오늘날 화장실은 단순히 급한 일을 처리하는 장소를 넘어 양치질하거나 외모를 점검하는 등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변소’나 ‘뒷간’처럼 단순히 ‘대소변 보는 곳’을 의미하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지만, 화장실의 용도가 변화함에 따라 이를 지칭하는 단어 사용 행태 또한 변하였다. 즉 사찰에서 화장실을 부르는 단어인 ‘해우소’는 화장실의 새로운 목적을 대변하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와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대학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가글 용액이나 화장대 거울과 같은 부가 용품을 설치하며 화장실 환경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단 한 가지, 바로 ‘화장지’다. 우리대학 화장실 대부분에는 한 겹짜리 화장지가 비치돼 있다. 이  화장지는 물에 잘 녹아 변기 막힘을 방지해 ‘청결한 화장실’을 추구하는 세태에 부합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두꺼운 화장지보다 더 많은 칸을 사용하게 돼 장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예산 부담이 늘어나 비경제적이다. 

화장지는 뒤처리 용도 외에도 손을 닦거나 코를 푸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경우, 화장지가 용도별로 구분돼 있지 않고 손 닦는 용도와 뒤처리 용도의 화장지가 모두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에브리타임에서도 불만이 자주 제기된다. 얇은 화장지로 인해 손을 씻고 난 후 물기를 제대로 닦지 못하거나 휴지 조각이 손에 달라붙어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우리대학 화장실을 보면, 여러 개의 화장지가 동시에 사용되고 휴지 조각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겹짜리 얇은 화장지를 여러 장 사용하는 것과 세 겹짜리 화장지를 적게 사용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효율적일지 의문이 제기된다. 화장실은 이제 단순히 뒤처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므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휴지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휴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비데, 핸드 드라이기, 핸드 타월 같은 대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경제성은 물론 학우들의 편리함을 충족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건 학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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