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 가을을 맞이합니다. 언제 끝나려나 하던 순간들도 다 흘러가고,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되새기게 됩니다.
혹시 여러분은 나무들이 계절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아시나요? 나무도 계절에 따라 수액을 돌리며 활발한 생명활동을 하다가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에는 수액을 땅속 깊은 뿌리로 내려보면서 비운다고 합니다. 수액을 계속 품고 내려놓지 못한다면 나무가 얼어서 터져버리거나 쪼개어지 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무는 가을부터 서서히 수액을 줄이면서 땅속 깊은 뿌리로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풍이 곱게 물드는 것이죠. 나무뿐만 아니라 자연은 변화에 맞추어 지금 이 순간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며 변화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것 같아 경외심마저 듭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변화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때때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과거의 실수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고, 어쩌면 매일 새로운 날을 맞이하기에 매일 불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불안이나 실수에 대해 좋은 가르침들과 수행을 알려주셨습니다. 현재에 충실하,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라 말입니다. 순간을 산다는 의미를 법구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지나간 일은 이미 버려진 것, 아직 오지 않은 일은 알 수 없는 것. 오직 지금의 순간에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법구경》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되면 이미 지나간 사건이나 실수에 흔들리는 마음과 나 사이에 공간이 생깁니다. 흔들리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에 꼭 필요한 것을 생각할 여유, 걷거나 커피 한잔을 하는 친절을 나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시간, 회복탄력성으로 스스로를 보호하 지금 이 순간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것 말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과거의 실수로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지만, 나무처럼 그 순간을 받아들이, 내려놓으며 순간의 변화에 대해 마음 챙김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자, 성찰의 계절입니다. 나무들이 차분히 색을 바꾸 잎이 떨어지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듯이, 우리의 지난 계절을 서서히 내려놓, 좋은 책도 읽 불안을 놓아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 변화에 필요한 것이 내 마음 거울에 비추어지도록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