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 기자는 그래야 한다.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돌아봐야 하며 타인에게 작은 다정함을 건넬 줄 알아야 한다.
동대신문사에서 한 학기를 보내며 많은 학우와 함께했다. 더위를 뚫으며 같이 산을 오르고, 동악을 밝히는 연등에 소망을 담는 순간을 함께했다. 무대 위에서 갈고 닦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청춘을 빛내는 순간도 같이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에 녹여내는 데엔 다정함이 필요했다.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고, 이야기에 공감했다. 축제 현장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환한 미소와 브이를 보이던 학우에게 “사진이 예쁘게 나왔는데 보내드릴게요!”라고 무심코 건넸던 말이 떠오른다.
한편으론 기사에 대한 책임감과 나 자신에 대한 매정함도 필요했다. 완벽한 기사를 위해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학우들을 촬영하다 나무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물대포에 날벼락을 맞고 감기에 걸렸다. 또한 무대를 벽 타고 올라가고 갑작스러운 교내 이벤트에 달려 나가는 등 다사다난하게 보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땀을 흘린 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았다. 기사를 쓰면서는 눈빛이 종이를 뚫듯 교열을 보며 모든 문장에 의심을 뒀고, 고친 문장도 또 고쳐 나갔다.
그러나 나는 늘 부족하다. 기자로서 겨우 첫발을 내디뎠지만, 계속 균형을 잃기 일쑤다. 어느 때에는 조급하고, 다른 때에는 안일하다.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로 했던 과거의 다짐과는 다르게 매일을 후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신문사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달리며 균형을 되찾는다. 모두가 다 같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밤을 새우고 기사를 고치는 과정 끝에, 신문은 발행된다. 그 과정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기에 나는 포기할 수 없다.
나 자신은 매정하게 바라보고, 타인은 다정하게 바라볼 것.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하며 책임감을 잃지 않을 것. 그것들을 지금 이 순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방황하고 좌절하며, 후회를 반복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법. 지금 다짐했던 마음을 잃지만 않는다면 나는 넘어지더라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