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과 22 손예람
▲사학과 22 손예람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올 무렵, 시험 준비 하느라 고생했다고 앞으로 남은 시험도 열심히 준비해보라고 잠시나마 공부에서 벗어나 달콤한 휴식을 주는 것만 같은 대학 축제이다.

20살이 되고 맞이했던 2022년의 축제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임에도 아직까지 그날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종종 추억을 꺼내 보기도 한다. 16시에 수업이 모두 끝나자마자 동기들과 함께 대운동장으로 달려가 재학생 팔찌를 받은 후 맨 앞자리를 사수해 공연들을 즐겼던 날이 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 우리대학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 연예인을 보려고 몇 시에 올지 모르는 가수를 16시부터 기다렸다. 기다리는 내내 심심하지 않도록 동아리 공연들과 축제기획단에서 기획한 행사들을 보기도 했고, 가수가 학교에 와서 부를 법한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같이 듣기도 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면서 그때의 현장을 고스란히 기록해둬 가끔가다 갤러리에서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보기도 한다. 이렇듯 좋아하는 연예인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던 2022년 4월 30일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꺼내보는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내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최근 대학 축제에 대해 우려의 말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며칠 전 익명 커뮤니케이션 '에브리타임'에는 대학 축제도 이제 변해야 한다며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과거에는 마라톤, 학술제, 모의재판 등 학생들의 행사 중심으로 운영이 됐고 심지어 민주화 운동 시기에는 축제 기간을 이용해 학생들이 학생 운동을 전개했다고도 한다. 대학 축제인 만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서 주도적으로 축제를 이끌어갔던 것이다. 반면 최근에는 학생이 중심이 아니라 연예인 공연이 주행사가 되어 학생들보다 연예인을 위한 축제라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연예인이 공연을 하면 학생은 수동적으로 관람을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대학 축제 시즌이 찾아오면 각 대학별 연예인 라인업이 카드뉴스로 만들어져 올라오고, 대학은 인기있는 연예인을 불러오는데 급급하다. 어느 대학이 더 인기있는 연예인을 불러오느냐가 중점이 되었고,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는 행사들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대학 축제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대학교 입학 이후부터 내가 겪은 축제는 연예인 초점이 되어 있었기에 지금껏 이렇게 연예인 공연이 메인이었던 축제로 이어져 왔다고 생각했으나 원래의 대학 축제는 학생들을 중점으로 여러 행사가 일어났음을 보고 대학 축제의 모습에 큰 변화가 있음을 깨달았다.

대학 축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대학 축제의 본질은 학생들이 함께 대학교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경험하고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주체가 아닌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여러 활동과 행사를 진행하는 축제였는데 내가 기억하는 축제는 연예인이 주로 이끌었던 축제이다. 연예인 공연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는 있다. 다만 앞으로 경험할 대학 축제에서는 연예인이 주가 되기 보다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문화가 활성화돼서 연예인 공연만을 회상하는 축제가 아닌 내가 학우들과 직접 체험하고 느꼈으면 한다. 내 기억 속에서의 대학 축제는 첫 축제 때의 행복했던 연예인 공연 기억과 함께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여러가지를 경험해 오랫동안 꺼내볼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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