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극장, 올해 9월 30일 영업 종료
1958년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
“복합문화예술공연 시설로 전환”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 (사진=고아름 수습기자.)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 (사진=고아름 수습기자.)

한국 영화의 성지, 충무로의 상징인 대한극장이 올해 9월 30일을 끝으로 개관 66년 만에 영업을 종료한다.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이 폐장의 주된 이유다.

대한극장은 1958년 1,900여 개의 좌석을 갖춘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했다. 대한극장은 한국 최초로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여러 명작을 70mm 원본 필름 그대로 상영하면서 충무로 간판 극장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에도 대한극장은 대형 극장에선 접하기 어려운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옥상 영화제, 플리마켓 등을 진행하며 다채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01년 12월 15일 대한극장은 2000년도 이후 시작된 멀티플렉스 극장의 성행에 발맞춰 기존의 단관 극장에서 11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영난과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66년간의 운영을 끝내고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대한극장은 내년 4월 기존 7개 층의 상영관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예술공연 시설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인 ‘슬립노모어(Sleep No More)’공연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슬립노모어’란 관객이 원하는 인물을 찾아 자리를 이동하며 연극을 관람하는 색다른 형식의 공연이다.

대한극장의 영업 종료 소식을 접한 김가현(경영 21) 학우는 “대한극장은 과거 대한민국 영화의 중심이라 불리던 충무로에서 부모님의 젊은 시절 추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던 장소였다”며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김예찬(정치외교 19) 학우는 “동국대생 할인 혜택을 받아 싼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 대한극장을 자주 이용했었다”며 “새내기 시절부터 졸업을 앞둔 현재까지 많은 추억이 담긴 공간인 대한극장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는 운영 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대한극장은 충무로의 정체성이자 오랜 역사가 깃든 공간이기에 복합문화예술공연 시설로 개편돼도 영화 역사의 정체성이 남아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값싼 가격으로 우리에게 한 편의 영화와 추억을 동시에 제공했던 대한극장은 이제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막을 내린다. 대한극장이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와 예술의 거리, 충무로의 역사를 또 한 번 써 내려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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