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예산 50% 이상 연예인 공연에
각종 커뮤니티, 암표 거래 속출
진정한 대동제의 의미를 모색할 때

대학 축제의 주인이 바뀌었다. 푸드트럭은 외부업체가, 공연은 연예인이, 재원은 협찬으로 이뤄지는 대동제. 오늘날 대동제에 학생의 자리는 찾아볼 수 없다. 진정한 대동의 의미, 대학 축제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축제기획단, 연예인 섭외 어려움 겪어 

축제 기간이 접어들면 대학가에는 일명 ‘연예인 라인업 각축전’이 벌어진다. 축제의 성공 여부는 곧 어떤 연예인이 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여론이 반영된 탓이다. 그러나 연예인 섭외에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일각에서는 연예인 섭외에 반감을 표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추성재(국어교육 21) 축제기획단장(이하 축기단장)은 이번 봄 대동제 연예인 섭외 비용은 전체 운영예산의 50~6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 무대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대학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밝힌 축제기획단(이하 축기단) 수입지출내역서를 살펴보면,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작년 상반기 봄 축제에는 약 2천 8백만 원(교비 포함 시 약 1억 5000만 원)이, 교비를 사용하지 않은 하반기 가을 축제에는 약 5천 5백만 원이 사용됐다.

우리대학의 축제 예산은 교비, 학생회비, 교내부스 입점비, 협찬비 등으로 마련된다. 그러나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학생 수의 감소와 협찬을 받기 위한 대학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축기단은 연예인 섭외비용 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 대동제의 경우 비대위 체제로 진행되며 예산 분배와 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있었다. 추 축기단장은 “축제 관련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회의체는 여럿 있었지만, 총학생회 비대위로서 가질 수 있는 의결권은 없었다”며 비대위 체제의 한계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기단은 유명 연예인 섭외를 포기할 순 없는 실정이다. 유명 연예인이 축제에 방문한다는 사실은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와 직결되며, 학교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축기단장은 “한 학기에 한 번 하는 축제에서 원하는 연예인을 보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최대한 학우들이 원하는 연예인을 섭외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암표 거래 문제 잇따라 

한편, 아티스트 라인업이 공개되자 교내 구성원 입장 팔찌 양도·거래 문제가 불거졌다. 2차 라인업이 총학생회 비대위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이후 ‘X’, ‘번개장터’, ‘에브리타임’과 같은 각종 플랫폼에서 “동국대 축제 팔찌 팝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입장 팔찌 양도 글 (사진출처=‘에브리타임’.)
▲입장 팔찌 양도 글 (사진출처=‘에브리타임’.)

이에 동대신문이 플랫폼에 올라온 판매 글을 확인한 결과, 교내 구성원 입장 팔찌 양도 가격은 5~7만 원 정도로 높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양도는 우리대학 재학생 인증이 가능한 판매자들이 본인의 신분증을 제공하며, 입장 팔찌 수령 시 동국패스 로그인과 사진 바꾸기 등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판매자가 직접 입장 팔찌를 수령한 후 팔찌를 떼서 양도하는 방식도 이용됐다. 박금실(미컴 22) 학우는 "SNS에서 입장 팔찌를 판매한다는 글을 봤다”며 “외부인이 재학생존까지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에 29일, 축기단 측은 재학생존에 입장할 수 있는 학생들에 한해 입장 팔찌를 채워주고 별도로 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을 통해 암표 거래를 방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30일 재학생존 입장 기준에 혼선이 생겼고, 혼선을 틈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동국패스를 거래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아지경, 앞으로의 숙제는

다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하다. 대동제는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사회 화합을 이루고자 했던 청년의 시선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요즘 대학가가 바라본 대동(大同)의 의미는 조금 다른 듯하다. 라인업에 따라 판가름 나는 축제 성공 여부, 웃돈을 주고 티켓을 사고파는 암표 거래는 상업성이 짙게 드러난 대동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변색돼버린 대동제. 대학 축제의 주인은 누구인가. 훗날 백상 대동제를 떠올렸을 때, 어떤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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