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로운 ‘두산 베어스’ 주장으로 발탁
필드 위 실전 능력이 곧 야구선수의 자질
“나 자신을 신뢰하며 꿋꿋이 나아가기를”

▲경기 중 안타를 치고 포효하는 양석환 선수의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경기 중 안타를 치고 포효하는 양석환 선수의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우리대학 체육교육과 10학번 양석환 동문. 독보적인 파워로 거침없는 포물선을 그려내며 대학 리그를 휩쓸던 그는 현재 10년 차 베테랑 야구선수로서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3 팀 내 최다 홈런, 3년 연속 20홈런이라는 명예를 거머쥔 ‘잠실 거포’ 양 동문. 동대신문이 파란 물결로 일렁이는 잠실 야구장을 찾아 프로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주장, 양석환 선수를 만났다.

야구의 세계에 빠져들다
야구부터 축구, 농구까지 만능 스포츠 보이였던 양석환 선수가 야구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간단명료했다. “야구부 친구들이 유니폼을 입고 등교하던 모습이 멋있었어요” 야구부 유니폼에 반한 열한 살의 소년은 교내 야구부에 들어가 야구의 매력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 초중고 내내 야구부 생활을 이어간 양 동문은 야구와 함께 10대를 보냈다. 학창 시절 몸담았던 모든 팀에서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매번 얻어내며 성장을 거듭한 그는 고등학교 3학년, 프로 데뷔와 대학 진학이라는 갈림길 가운데 우리대학을 선택했다. 

양석환 선수는 우리대학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대학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수비와 공격에서 힘찬 제구력과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여주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동국대에서 제게 필요한 훈련을 스스로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는 야구부 훈련뿐만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꾸준히 단련해 왔고, 이는 체력 소모가 큰 야구선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한 교양 강의의 교수님께서 야구부 학생들은 식사를 잘 챙겨야 한다며 가끔 밥을 사 주시기도 했어요” 양 선수는 우리대학 시절 야구부 활동에 전념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좋은 추억을 쌓았다며 대학 생활을 회상했다. 

양 주장, 팀의 조화를 이끌다
우리대학 재학 시절 양 선수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그를 ‘차분한 성격의 리더십 있는 주장’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우리대학 야구부 주장으로 활동할 당시 그는 춘계리그, 대학 선수권, 전국 체전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2013년 우리대학 야구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양석환 선수는 현재 2024년 프로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주장 자리에 올랐다. 양 선수가 그려나가는 주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선수들이 야구장 안, 필드 위에서 밝은 모습으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주장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주장이라면 어린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의 의견을 절충해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는 “프로야구팀의 주장이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주장으로서 올해 두산 베어스가 정규 시즌에서 승리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힘찬 포부를 드러냈다. 

나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해로 프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양석환 선수. 그는 수없이 마주해야만 했던 우승과 패배 속에서 성장하며 ‘초연하게 나아가는 힘’이 생겼다고 말한다. 매 경기 성적표를 받는 운동선수는 정신적으로 흔들리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프로선수로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 양 선수는 경기 성적에 연연하곤 했다. 잘 해내지 못한 날들의 기록을 붙잡고 자책하던 그는 어느 순간 필드 위에서 위축돼 폼이 작아진 자신을 발견했다. “지나간 결과를 오래 곱씹을수록 독이 된다는 것을 이젠 깨달았어요” 그는 경기 종료 직후에는 야구와 관련된 매체나 SNS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매 경기에 임하는 것. 이것이 양 선수가 말하는 초연히 나아가는 힘이자 그의 성장의 비결이다. 

필드 위, 실전에서 증명하다
“야구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보여 주는 거예요” 양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선수의 자질은 실전 능력이다. 그는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경기장에서 이를 다 드러내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50만을 가지고 있더라도, 50을 다 보여 줄 수 있는 능력이 그가 말하는 야구 선수로서의 자질이다. 양 동문은 이러한 측면에서 스스로가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저는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제 능력을 모두 끌어올려 실전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선수예요” 그는 경기장에서 데뷔 이후 3연속 20홈런이라는 기록을 써 내려가며 그가 가진 에너지를 증명했다.

야구선수는 야구 종목 특성상 144 경기라는 결코 적지 않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그에게 매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그는 최선의 결과를 위해 집중력을 배분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답했다.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타석에 들어서 배트로 공을 치는 상황부터, 홈 베이스로 전력 질주하는 상황. 상대 팀의 타구를 수비해야 하는 상황까지. 그는 “상황마다 선수가 집중해야 하는 일은 나뉘어 있기에 그는 주어진 상황 내에서 자신이 해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매 순간에 집중하는 것은 변치 않으나, 그 안에서 선택과 집중의 배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석환 선수가 팬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양석환 선수가 팬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팬들과 하나 되어 호흡하다
“야구는 꼴찌가 1위를 잡을 수 있는 스포츠잖아요” 양 동문은 야구는 결과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응원하는 팀이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을 때 팬들이 느끼는 감정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야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스포츠란 점에서 팬들이 야구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가 타석에 입장해 성과를 냈을 때 울려 퍼지는 응원가 역시 야구 경기의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양 선수는 “경기에 집중할 때에는 들리지 않던 응원가가 안타나 홈런을 친 직후 볼륨이 커지듯 귓가에 울리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온다“고 전했다.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노래가 그에게 닿을 때 양 선수는 강력한 용기를 얻는다.

“팬분들에게 받은 응원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의 말에선 팬에 대한 진심이 묻어났다. 양 선수는 “응원석이 텅 빈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했을 때 팬분들의 부재를 크게 실감했다”며 팬들의 공백을 체감했던 무관중 경기를 회상했다. “팬이 있기에 팀과 선수가 존재할 수 있는 거죠” 그는 “팬분들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며 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이 한 번이라도 더 웃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세리머니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홈런을 치고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양 선수의 세리머니는 작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올해도 팬분들을 위해 새로운 세리머니를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인생을 바꾼 시범 경기
수많은 경기를 뛰었을 그의 선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일까. 그는 망설임 없이 ‘1군에 올라와 처음으로 뛰었던 시범 경기 중 마지막 경기’를 떠올렸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시범적으로 치러졌던 경기의 마지막 타석에서 양 선수는 홀대를 맞추는 홈런을 쳤다. “그 홈런 하나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서 제 1군 선수 생활이 시작됐어요” 그는 “그 당시 감독님께서 ‘양석환의 인생을 바꾼 홈런’이라고 말해 주시기도 했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어떤 경기에서든지 최선을 다하던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해 ‘프로 야구선수 양석환’의 시작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가 향하게 될 다음 필드는
프로 야구선수로서 양석환 동문의 목표는 무엇일까. ‘야구선수 양석환’에게는 은퇴 전 ‘30홈런과 100타점 기록 달성’이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요” 프로 입단 10년 차로 어느덧 후배 선수들과 호흡하는 주장이자 베테랑 선수가 됐지만 그에게서 자신의 실력에 안주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 양석환’의 삶에 대한 물음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어릴 적부터 야구에 많은 시간을 쏟아 온 탓에 그에게는 야구를 제외한 일상에 오로지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양 선수는 좋은 아빠이자 남편, 아들로 살아가는 것이 은퇴 이후 인생의 목표 중 하나라고 전했다.

▲양석환 선수가 경기 중인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양석환 선수가 경기 중인 모습(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홍보팀.)

끊임없는 두드림으로 
“중요한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에요” 변함없는 마음으로 야구선수의 길을 걸어 온 그는 같은 길을 향해 떨리는 발걸음을 내디딜 야구부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는 “대학 야구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계속 두드리다 보면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기에, 단단한 마음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이어갔으면 한다”는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끝으로 양석환 선수는 후배들이 자기 자신을 믿고 꿋꿋이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응원을 전했다.


그라운드 위를 힘차게 달려 나가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양석환 선수에게 ‘야구’란 일상과 떼놓을 수 없는 삶 그 자체다. 언제나 프로로서 긴장감을 놓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의 열정은 야구장 안에서 가장 빛난다. 2024 프로야구 시즌, 주장의 완장을 달고 필드 위에 오르는 양석환 선수. 팬들의 열띤 응원에 응답하는 타자 양석환의 짜릿한 홈런으로 야구장 가득 두산 베어스의 포효가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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