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 법학 도서관 공공화장실 벽면에 부착된 '휴지통 없는 화장실' 스티커 아래, 바닥엔 협잡물이 가득하다. 여자 화장실의 경우, 위생용품 수거함에 있어야 할 위생용품은 보이지 않고 다른 쓰레기들로 쌓여 영락없이 휴지통으로 변해 있었다. 심지어 수거함 대신 큰 쓰레기통을 비치한 칸도 있었다. 2018년부터 시행된 '공공화장실법 시행령‘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해충 및 악취 방지와 미관 개선을 목적으로, 화장실 문화를 바꾸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5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도서관이나 학식당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화장실에선, 제도 시행 직후 안정화되지 않은 잔상이 다시금 드리우고 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자들의 부적절한 쓰레기 처리 행동, 즉 부족한 시민 의식 때문이다. 공공화장실 내 휴지통이 없어지자, 학우들이 다른 쓰레기를 화장실 선반 위에 놓고 가거나 혹은 이를 변기에 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러한 이용자들의 몰지각한 이용 행태로 하수관 막힘 문제가 발생했고, 완전하지 못한 화장실들이 생겨났다. 층마다 정리가 되지 않은 화장실 미관 개선을 위해 결국 미화원들은 임시 쓰레기통을 배치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역량 강화를 위한 근무 교육을 이수한다. 교육 중 환경 미화원들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학교 측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러나 말 순간마다 조심스러운 상황이며, 결국 ‘휴지통 없는 화장실’로 겪고 있는 고충을 덜어낼 수 있는 이용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렇다면 깨끗하고 완전한 화장실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동악인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말처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위생용품 수거함을 휴지통과 착각을 피할 수 있도록 벽면에 달거나, 모형이 다른 수거함을 설치하는 시설적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대학의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