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서원 기자.
▲ 최서원 기자.

2022년이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지금, 올해의 학생사회를 돌아보면 크고 작은 이슈들과 학생자치대표자들의 연이은 사퇴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1년 내내 학교 곳곳엔 대자보가 붙었고, 학생자치대표자 관련 각종 폭로글과 학생회 임원진들의 입장문, 그리고 각 논란 당사자들의 해명문과 사과문이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지속적으로 게재됐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1학기 개강 후 바로 치러진 3월 보궐선거에선 공과대학 학생회장의 선거 개입 논란으로 대의원회 후보가 사퇴를 표명했고 학교 곳곳에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단과대 학생회장의 사과문 업로드로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그가 사과문을 삭제하면서 논란은 계속
됐다. 특정 단과대의 탈선으로 끝날 줄 알았던 학생 대표자를 둘러싼 이슈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8월엔 문과대학 부학생회장이 학생회장의 지속적인 폭언을 고발하며 사퇴했고, 이에 문과대학 학생회장 또한 사퇴했다. 불교대학 부학생회장은 상반기 감사 관련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짐과 동시에 학생회장과의 잦은 의견 충돌로 인한 학생회 내홍과 그의 업무태만을 고발하며 사퇴했
다. 추가로 불교대학 학생회장의 횡령 의혹까지 발생하며 그의 탄핵 소추가 결의됐고, 결국 10월 자진사퇴했다. 10월 사퇴서가 올라온 단과대는 불교대학만이 아니었다. 사범대학 학생회장 또한 폭언과 업무태만 등에 대한 고발로 결국 사퇴했다.
이러한 학생자치기구의 여러 논란과 대표자들의 사퇴 행보, 그리고 각종 학교 행사들의 지지부진한 진행을 지켜보며 학생들은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어갔다. 그리고 그 화살은 이내 총학생회의 부재로 향했다. 끊임없는 논란과 크고 작은 잡음들은 제대로 된 학생자치기구의 중요성을 절감케 했다. 그리고 우리는 3년 만에 돌아온 백상 대동제를 통해 그 중요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11월 정기선거에서도 수많은 선거 단위의 선거가 무산됐다. 사유는 출마한 입후보자 부재. 학생들이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을 통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대표자를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이전보다 커진 것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집단을 대표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기피가 점점 심화됐고 이 현상이 11월 정기선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2년 연속 총학생회의 부재는 분명 우리의 학생사회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정적이 흘렀던 캠퍼스가 활기를 되찾은 것도 잠시, 학생사회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폭언, 업무태만, 갑질, 가스라이팅으로 얼룩진 우리의 학생사회,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11월 정기선거를 통해 새롭게 구성될 내년 학생자치기구의 구성원들은 지나간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임기가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현 학생대표자들은 한 해를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곧 있을 정기선거와 다가올 보궐선거에서 우리의 학생사회가 건강하게 재건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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