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부동산, 게임까지 영역 확장
암호화폐 가치에 따른 수익 변동성
투자 위험도 높다는 우려도 나와
NFT는 Non-Fungible-Token을 줄임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한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하 홍 교수)는 “NFT는 디지털 세계에서 소유권을 증명하는 블록체인 기반 시설 디지털 등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디지털 세계에서 자산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소유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NFT라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NFT, 투자성으로 주목받다
NFT는 예술품, 수집품, 게임 아이템, 음원 심지어 가상부동산까지 발행 가능해 업계 불문 다양한 기업들이 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술 경매 시장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보였다. 비플의 NFT작품이 제프쿤스(Jeff Koons)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에 뒤이어 현존 작가 경매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에 는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 ‘바보들’이 경매에서 낙찰되자 작품을 태운 뒤 NFT로 재탄생했다. 해당 작품을 불태운 번트 뱅크시팀은 1억 원에 작품을 구매해 NFT로 4억 원에 되팔았다. 그들은 “NFT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문화재 역시 NFT 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 지난 16일, 글로벌 문화 애호가 모임인 블록체인 커뮤니티 ‘헤리티지 다오’는 국보 금동삼존불감을 간송미술관으로부터 구매했다. 실물 국보는 간송미술관이 영구 보존 하고 소유권의 51% 지분 역시 간송 재단측에 기부했다. 다오 플랫폼은 금동산손불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양보하기 위해 이번 경매에 참여하게 됐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국내 NFT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내 지상파 방송국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을 캡처해 이미지 혹은 클립 영상을 NFT로 발행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 역시 신사업 계획으로 NFT 콘텐츠와 거래소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NFT와 파생산업
단순 암호화폐와 이를 기반으로 한 NFT뿐 아니라, 그 파생산업 시장까지 큰 화제다. 암호화폐는 이미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이젠 NFT 차례다. NFT는 예술산업부터 게임 산업까지 폭을 넓혀 활용되고 있다. P2E(Play to Earn)류 게임이 최근 도마 위에 오른 것도 NFT 파생 산업 열풍의 한 갈래로 이해할 수 있다.
NFT 기반 P2E게임은 이용자가 게임을 통해 얻은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보상 구조로 되어있다. 아이템을 NFT화해 사용자에게 그 소유권을 부여하고, 해당 아이템을 블록체인 기반 시장 어디서든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내법상 게임 아이템의 현금화는 불법이지만, 게임 유저들은 아이템 상거래가 얼마나 인기인지 경험상 잘 알 것이다. NFT 기반의 P2E게임은 이 거래를 더 손쉽고 안전하게 만들 기반이 된다.
20대 대선 토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P2E게임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P2E게임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찬성한다면 최소한 고려해 볼 수있겠지만, 환전이 가능한 게임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행성 우려에도 청년들은 “시 대의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주식, 암호화폐에 투자 중인 한 우리대학 재학생은 “비트코인도 처음엔 다들 ‘그게 무슨 돈이 되냐’는 반응이었다”면서 “결국 먼저 알아 보고 투자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시장을 먼저 파악해 성 공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기반의 NFT 파생산업이 미래 산업구조를 선도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NFT 관련 게임산업의 발전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내 규제상 게임 아이템등은 자산이 아니므로 과세대상이 아니다. 법적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의 NFT 게임 아이템 거래는 어떻게 진행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청년들은 왜 NFT에 푹 빠졌을까?
최근 NFT 관련 책과 영상이 끊임없이 공개되고 있다. 홍교수는 최근 NFT 시장 열풍에 대해 “가깝게는 2017년 비트코인 광풍에, 조금 더 멀게는 2000년 IT 기술로 인해 나타난 신경제론의 느낌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최근 ‘HOLNIK 44’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 NFT 를 구매한 신주혁(역사교육 21)은 “개인 소장품으로 유명한 피규어 베어브릭처럼 제가 구매한 HOLNIK 역시 훗날 가치를 인정받을거라 예상한다”며 NFT 투자 이유를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경직되면서 비트코인의 주 투자자층인 2030세대 거래자금이 NFT시장으로 일정량 유입됐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이더리움등의 코인을 매개체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코인과 NFT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마도 코인에 투자하는 2030 세대의 자금이 현재 NFT 시장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NFT 갑론을박
NFT 열풍에 회의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4일 블록체인 리서치 플랫폼 델파이 디지털은 NFT 오픈마켓 중 최대 규모인 오픈씨의 일일 거래량 이 7,000만 달러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블록체인 시장조사 기관 메타제너레이션은 오픈씨(Opensea) 에 등록된 1만 325개 NFT 컬렉션 중 70%가 1주일간 판매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NFT 거래량 감소와 더불어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하면서 국내 NFT 재판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11월 장콸 작가의 NFT 작품 ‘미라지 캣3’은 3.5098 비트코인에 판매, 원화로 약 2억 5400만 원에 낙찰됐지만, 최근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해 해당 작품은 15일 기준 1억 7000만원 약 33%가량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NFT 주요 투자자인 청년의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NFT 시장의 위 험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 교수는“10년 뒤, 20년 뒤에도 NFT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지, 국가가 중심이 되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지 또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 NFT를 대체할지 알 수 없다”며 시장 예측의 어려움을 말했다. 덧붙여 그는 청년 투자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변동성이 높고 내재가치를 알기 어려운 자산은 공부가 필요하다. NFT의 경우 소유권을 증명하는 전자자산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자산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산업이 결과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국내 유수 게임사들의 주가가 폭락세를 보인다. NFT에 기반한 게임 출시 소식에도 시장의 반응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청년 투자자들의 의견과 궤를 같이한다.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유수의 게임사들이 국내외를 타깃으로 한 P2E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사들의 비전과 앞으로의 발 전 방향에, 그리고 실제로 시장이 반응하는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