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뉴욕의 감각』, 다산북스, 2024.
15년 차 아트디렉터 박주희의 10년간의 뉴욕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거대 도시 뉴욕을 하나의 브랜드로서 큐레이팅한 『뉴욕의 감각』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트디렉터가 바라보는 뉴욕의 다채로운 매력을 총 4챕터에 걸쳐 주제별로 큐레이팅했으며, 감각적인 뉴욕의 공간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뉴욕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챕터 1 ‘공간, 사람을 끌어당기는 중력’에서는 브로드웨이, 메이시스 백화점, 뉴욕의 독립서점 등 뉴욕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과 브랜드를 작가의 시선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감성있는 장소들의 이야기를 통해 복잡하고 시끄러울 것 같은 뉴욕에서 의외로 잔잔하고 감동적인 도시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챕터 2 ‘예술, 시간이 흘러도 퇴색 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통해 뉴욕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보는데 특히 아트디렉터로서 저자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챕터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 미술관, 클로이스터스 박물관 등 한 곳의 도시에 이렇게 많은 미술관이 모여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문화 예술 공간이 풍성하게 조성된 뉴욕에서 저자 스스로도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바라본 각 미술관과 박물관의 특장점들을 상세히 수록했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특색있는 미술관들을 살펴보다 보면 왜 뉴욕이 예술의 도시인지 이해가 간다.
챕터 3 ‘문화, 다채로운 이야기 가득한 뉴요커의 일상’은 저자가 뉴욕에 거주하면서 나름대로 느낀 실제 뉴요커의 삶이 담겨있으며, 대중들에게 막연한 로망으로만 자리 잡고 있던 뉴요커들의 이미지와 달리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았다.
록펠러가 싹틔운 기부문화에서 뉴욕 곳곳에 보이는 기부의 흔적들, 테러의 흔적을 남겨두고 추모와 휴식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9.11 메모리얼 파크, 뉴욕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센트럴 파크까지 뉴요커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상을 맞이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다.
챕터 4 ‘맛, 마음까지 열고 닫는 음식의 힘‘에서는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뉴욕의 특장점을 잘 반영한 다채로운 음식과 레스토랑, 커피숍을 소개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뉴욕에서 슬로우 하게 커피를 즐겨보길 권하는 블루보틀, 요즘 한국에서도 핫한 랄프커피, 2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 식당 밥보, 클래식한 스테이크의 정수를 보여주는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등 읽고 있다 보면 저절로 침이 고이게 되는 뉴욕의 맛집들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고 수록했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읽으면서 느낀 뉴욕의 매력은 올드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곳, 시간이 어떻게 가 는 줄 모를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사람에게 꼭 필요한 휴식처로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잊지 않는 배려, 예술의 도시로서 누구나 부담 없이 그림을 접할 수 있고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우면서 예비 예술가에게는 나만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감각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감각과 트렌디한 안목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도시라는 브랜드를 탐험하는 가이드로 유용하게 읽히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만의 트렌디함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