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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보기] [2025 제31회 동대문학상] 웹소설 부문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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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
등록일
2025-11-18 16:27:31
조회수
81
알다시피 웹소설은 전통적인 문학 작품과는 상당히 다른 독법(讀法)과 소비 방식을 전제로 하는 까닭에 처음 이 장르에 도전하는 작가들이 그 문법을 온전히 체득하기까지는 일정한 시행착오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회차별 연재 형식, 독자의 실시간 피드백, 플랫폼 알고리즘 등은 기존 창작 환경과는 전혀 다른 조건들이며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전략적 접근을 요구한다. 투고작들에서 발견되는 아쉬운 점들은 대부분 웹소설 고유의 특성에 대한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므로, 앞으로의 창작 과정에서 이 부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분명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각 작가들이 보여준 상상력과 기본적인 서사 구축 능력은 웹소설 창작의 자질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되므로 이제는 그러한 재능을 웹소설이라는 그릇에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관건일 터다.

투고작 중 ‘체스마스터의 회귀’는 문체나 서술 방식 등에서 웹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기초하여 집필된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여러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체스라는 소재 선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데 현재 웹소설 독자층이 체스라는 게임에 얼마나 친숙하며 흥미를 느낄 것인가 하는 점을 고려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웹소설 독자들은 대체로 판타지 세계관의 마법 전투나 무협의 검술 대결, 혹은 현대물에서의 비즈니스 경쟁처럼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시각적으로 상상하기 쉬운 소재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체스는 상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재이고 무엇보다도 정적이고 추상적인 게임이어서 이를 극적으로 연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작품 초반부에서 주인공의 성격이나 동기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갈등의 양상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서사의 긴장감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웹소설 창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장르가 독자와의 즉각적인 소통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웹소설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첫 회차부터 강렬한 사건이나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여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각 회차마다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치하며, 클리프행어(절단신공) 등을 활용하여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시킨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창작 과정에서는 현재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들을 주의 깊게 분석해보면서 그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몰입시키는지를 체득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초반 설정 제시, 주인공의 매력 구축, 갈등의 명확한 설정 등은 웹소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므로 이 부분에 각별한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투고작들에서 보여준 기본적인 서사 능력과 창작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분명 귀중한 자산이며, 여기에 웹소설 특유의 기법들을 더해나간다면 충분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작성일:2025-11-18 16:27:31 210.94.177.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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