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대문학상 희곡/시나리오 부문에는 총 11편의 작품이 투고되었으나, 전반적인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다수의 작품들이 각각의 한계를 노정했는데,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째, 메시지의 전경화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극적 상황의 연출을 과도하게 단순화한 희곡들, 둘째, 주인공의 성장과 인물 간 화해라는 상업영화의 관습적 공식을 답습하는 데 그친 시나리오들, 셋째, 희곡 및 시나리오와 실제 무대/영상화 이후의 작품 사이의 관련성에만 몰두한 나머지, 문학상 응모작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언어 예술로서의 측면에 관한 고민이 부족했던 작품들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섬-춤추기-섬」과 「관외영업」이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거론되었다. 「섬-춤추기-섬」은 희곡/극적 무대의 본질적 특성을 염두에 둔 서술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특히 무대에 올렸을 때 무리 없이 흥미롭게 연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개개인이 처한 고립과 소외,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비뚤어진 욕망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다소 관습적인 한계를 보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관외영업」은 발군이었다. 경쾌한 전개와 묵직한 주제 의식 간 유기적 완성도에 있어서 훌륭했다. 여성 로드 무비의 형식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다만 주동인물을 비롯한 캐릭터 전반이 다소 평면적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완성도와 성취에 있어 다른 응모작들을 크게 앞서는 수준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작성일:2024-12-03 13:20:17 210.94.177.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