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획] 총학생회 ‘동백’의 한 학기를 돌아보다

소통·시설 분야 각각 75%, 66.7%로 가장 높은 이행률 보여 학생회관 리모델링, 계절학기 비대면 등 과제 남아 "복지 정책 만족... 예방 대책은 아쉬워"

2025-09-01     김지은·오승리 기자

학생사회 정상화와 권리 보장을 기치로 내건 제57대 총학생회 ‘동백’(총학). 3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끊고 정식 학생자치기구로 출범하며 학내 구성원의 관심을 모았다. 임기의 반환점을 돈 지금, 동백이 걸어온 길과 그 발자취가 남긴 성과를 짚어 봤다.

 

▲‘동백’의 부문별 공약 진행 현황 (일러스트=김도연 기자.)

동백의 공약 이행 성과 무엇이 있을까 

총학은 ▲시설 ▲교육 ▲진로 및 취·창업 ▲복지 ▲학생사회 ▲소통 ▲문화 7개 분야에서 총 53개 공약을 내걸었다. 

▲시설 분야의 이행률은 66.7%로 가장 많은 공약이 추진됐다. △쓰레기통 추가 배치 및 분리수거 가이드 작성 공약에 따라 법학도서관 입구에 쓰레기통을 배치하고 경영관, 법학/만해관, 학림관, 학술관, 혜화관에도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또한 학생사회 분야 공약 중 하나인 △등록금 인상 요구안 대응으로 학림관 후문 나무계단을 부분 보수하고, 전면 개보수를 위한 설계를 의뢰했다. △흡연구역 재정비도 나선다. 5월 총학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학우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흡연구역이 있다”, “흡연구역 안내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총학은 ‘흡연구역 재확립’ ‘흡연부스 설치’ ‘금연구역 단속’을 약속해 학교와 흡연부스 설치 협의를 마치고 관련 내용을 조정 중이다. 다만 부스 설치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흡연자인 사학과 A학우는 “신공학관 9층 흡연구역처럼 많은 학생들이 오가는 곳엔 분명 부스가 필요하지만, 낙엽이 많은 장소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법학관 입구에 추가 배치된 분리수거통 (사진=오승리 기자.)

▲복지 분야는 이행률 42.9%로 △예비군 버스 대절이 주요 추진안으로 꼽힌다. 총학은 8월 18일부터 5일간 예비군 버스 탑승 1차 신청을 받았다. 예비군 대상자 B학우(열전 25)는 “예비군 참여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교육 분야의 △예비군 훈련 기간 강의 녹화 의무화도 논의 중이다. 3월 보궐선거 공청회에서 총학은 스마트 강의실을 활용해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8월 학사지원팀과의 협의에서 기존 학칙의 ‘수업 결손 시 강의 자료 등 제공’ 조항을 구체화하고, 8월 중 녹화 강의 우선 권장에 대한 공문을 띄울 것을 학교에 요청했다. 시험기간 복지 정책으로 △밤샘키트 나눔과 △간식행사 네 차례를 진행했다. 중간고사 기간에는 서울캠퍼스에서 총장과 함께한 간식행사를 포함해 두 차례, 기말고사 기간에는 서울캠퍼스와 일산캠퍼스(BMC) 각각 한 차례를 마련했다. 시설 분야 △시험기간 냉난방기 작동 시간 연장 공약은 법학도서관과 실험실을 대상으로 했다. 기존과 동일한 시간대에 운영하되 작동 시작 일자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이행했다. 학우들의 요청을 받은 강의실은 냉난방기를 추가로 열었다.

이행률 50%의 ▲학생사회 분야 공약에서는 △열린전공학부(열전) TF팀 개설과 △학생회 행사 지원이 있었다. ‘2025학년도 새내기새로배움터 부정기감사 열린전공학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총학 주관으로 열전 회계가 신설됐다. TF팀 결성 후 1학기 동안 ‘창의혁신 경진대회’, ‘전공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창의혁신 경진대회’에 참가한 B학우는 “창의혁신 교과목에서 수행한 활동 결과물을 바탕으로 대회에 출전했다”며 “다양한 사업을 통해 열전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소통 분야의 이행률은 75%로 가장 높았다. 총학은 4월 △총학생회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학사공지’ ‘문의사항’ ‘의견 제안’ 등을 받을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C학우(행정 24)는 “채팅창에 들어가니 자동 응답 양식이 떠서 손쉽게 문의사항 및 의견을 등록할 수 있었다”며 “복잡한 절차 없이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총학생회 홈페이지 신설 공약은 아직 이행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총학은 “9월 개강 시기에 맞춰 홈페이지를 개설하기 위해 정보처 및 외부 업체와 협의를 마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기 중간점 도달한 총학, 남은 과제는

▲시설 분야 △학생회관 리모델링 협의체 마련 공약에 관해 학교는 지난 1월 20일 4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전체 리모델링에 약 80억 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후 3월, 총학 후보였던 동백은 동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로부터 당장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학생회관을 이용하는 학생 집단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7월 31일, 총학은 동아리연합회와 함께 학생회관 리모델링 협의체 구성안을 학교에 제출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현재 학교는 학생회관 누수 문제 및 전력 승압 공사에 대해 견적을 내겠다고 답변했으며, 총학은 향후 소통공감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교내 노후 화장실 개선 공약과 관련해서 총학은 “상반기 학자요구안에 개선 필요 항목을 첨부해 학교 측에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교육 분야 공약으로는 △계절학기(공통교양) 비대면 수업 도입 △교양 교재 e-book 지원 등이 있다. 총학이 4월 24일 다르마칼리지 및 학생역량개발팀과 △계절학기 비대면 수업 도입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EAS 과목은 이미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며 명작세미나 과목은 교수법 변경으로 비대면 진행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동대신문이 공약의 향방을 묻자 총학은 “다른 공통교양 과목의 비대면 진행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개강 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교양 교재 e-book 지원 공약에 관해 총학은 7월 9일 전공 및 교양 전자 도서 희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따라 다수 신청 도서인 『기본민법 제5판』(송덕수)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강윤재) 『새로 쓰는 가정과 교육론』(채정현 외 3인)을 우리대학 전자책도서관에 요청했다. 

▲진로 및 취·창업 분야의 △창업 페스티벌 개최 시기를 묻자 총학은 “축제 이후 하반기로 예정하고 관련 예산을 학교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해외 취업 설명회는 “현재 예산 배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복지 분야 공약으로는 △주차 정기권 제휴 △일산캠퍼스-서울캠퍼스 교통편 개선 △상록원 키오스크 추가 설치 등이 있다. 현재 학내 주차장은 학부생을 대상으로 시간당 주차 할인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2시간에서 24시간까지 시간 단위로 책정돼 있다. 총학은 여기에 기간 단위 정기권을 추가로 제휴할 계획이다. 1학기 동안 주 3~4일 자차로 등교하며 주차 할인권을 구매했다는 박지원(사학 20) 학우는 “1주일에 2만 원 내지 3만 원 정도의 주차비를 부담했다”고 말했다. 현행 학내 주차 요금 체계에 대해선 “서울 시내 사설 주차장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지만, 학교 특성상 장시간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총학이 추진 중인 주차 정기권 제휴 공약에 대해서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면 자차 이용 학우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산캠퍼스-서울캠퍼스 교통편 개선에 관해 총학은 “1차 문의를 진행했으나 현재 왕복 버스 이용률이 낮아 추가 편성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설문조사를 통해 보완 여지가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상록원 키오스크 추가 설치에 관해서는 “상록원 이용 불편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설문조사 제작 단계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학우들이 말하는 총학생회 ‘동백’

총학의 행보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어떨까. B학우는 “학위복 대여 사업과 예비군 버스 지원처럼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복지 차원에서 잘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와의 협의 과정에서 학생들을 대변해 의견을 전달하는 점도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A학우는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식 기구로서 잘 이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다만 “예방보다는 사고가 발생한 후 대책에 대한 논의에 더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반기에는 △e스포츠 대회 △동국 챔피언스리그 △총학생회칙 개정 △기숙사 사생회 설립 △보조배터리 확대 △교환학생 정보 정리 △실험실 기자재 보완 사업이 예정돼 있다. 총학은 “학생들이 실질적 손해를 입었을 때 앞장서 목소리를 내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학우들의 불편을 즉각 모니터링하고 해결하는 ‘동백’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공약을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학우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총학이 앞으로 만들어 나갈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