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3호 커버스토리] 장벽은 그렇게 일상이 된다
남산 자락에 위치한 우리대학. 한 학생이 숨을 고르고 천천히 휠체어를 밀며 등교한다. 가파른 경사의 언덕과 수많은 계단. 휠체어 바퀴가 잔뜩 힘을 주며 덜컹거린다. 그러나 그 길은, 더는 나아갈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강의실 건물. 당연한 듯 배치된 계단과 턱, 좁은 복도가 그를 맞이한다. 높게 솟은 계단이 그를 밀어낸다. 간신히 건물을 헤쳐 나간다 해도 또 다른 턱, 또 다른 복도, 또 다른 계단이 길을 가로막는다.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는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불편하다는, 또 누군가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피해간다.
또 다른 학생은 지팡이를 손에 쥔 채 가만히 서 있다. 발끝이 닿는 바닥의 감촉에 집중한다. 점자블록 위에서 시작된 그의 동선은 몇 걸음 지나지 않아 어딘가로 끊겨 있다. 방향을 바꾸고 다시 걷지만, 이내 안내 없는 시멘트 바닥과 마주친다. 익숙한 곳이라 해도 새로 생긴 구조물, 무심히 세워진 자전거 하나가 예상치 못한 장벽이 된다.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 앞을 스치고,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린다. 사과는 없고, 고개 돌린 시선만이 있다.
우린 같은 학생이 아니었던가. 같은 캠퍼스를 공유한다는 감각은 애초에 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 공간에서, 예외다. 학생들은 이러한 현실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대학은 모두를 위한 곳인가”
동대신문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움직였다. 배리어프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교내를 구석구석 살펴봤다. 휠체어를 끌고 지하철에서 캠퍼스까지, 그리고 다시 강의실 건물까지의 길을 따라가봤다.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전문가들과도 긴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