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획] 로터스관, 착공까지 13년 지연…이제 현실화될까
로터스관 올해 9월부터 사업 시작, 2028년 완공 목표 2019년부터 4년 걸린 인허가, 시공 지연 주요 원인 “재정적 어려움 있겠지만, 로터스관 꼭 추진해야 해”
2018년 로터스관 기공식 이후 7년이 지났다. 로터스관은 우리대학의 새로운 중문 역할로 계획돼 혜화문 일대에 신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공식 이후 별다른 시공 소식이 들리지 않자, 학우들 사이에선 신축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로터스관 완공과 내 졸업 중 무엇이 먼저일까” 같은 자조적인 농담이 학우들 사이에서 돌아다닐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 2024년 말, 로터스관 설계 변경을 위한 용역 공고 소식이 들리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소문만 무성한 로터스관, 그 건립 계획을 동대신문이 취재했다.
108주년 기념관부터 로터스관까지
로터스관은 본래 ‘혜화문 일대 개발 사업’으로 시작했다. 2012년 서울시에 남산공원 구역 해제 인가를 받은 후, 우리대학은 해당 부지 일대를 매입해 개발을 추진해 왔다. 지하 3층에서 지상 4층에 이르는 108주년 기념관(이하 기념관) 신축을 중심으로 하는 혜화문 일대 개발 사업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계획됐다.
2016년 진행된 ‘개교 110주년 동국대학교 후원의 밤’ 행사에서 변경된 혜화문 일대 개발이 발표됐다. 2020년까지 지하 3층에서 지상 4층에 이르는 기념관과 지하 3층에서 지상 3층의 로터스관을 짓겠다는 것으로, 이전보다 축소된 규모로 신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착공 소식 없이 신축 계획은 또다시 변경됐다. 2018년 기공식에서 일전에 발표된 계획과 다른 설계가 공개된 것이다. 기존 기념관 위치엔 로터스관 본관이, 기존 로터스관 자리에는 로터스관 별관이 들어오는 것으로 변경됐다. 규모 또한 지하 6층에서 지상 3층에 이르는 건물로 변화했다. 기념관에 계획된 컨벤션, 박물관, 선센터 등 공간은 로터스관 본관이 이어받았다. 기공식 이후 우리대학은 실시설계 계약과 측량 등을 진행했다.
우리대학은 2019년 7월 ‘1단계 계획 설계’를 마무리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중간 설계 및 서울시 인허가 절차에 돌입했으나 그 과정이 지연되고 말았다. 우리대학은 2019년 10월 인허가를 위해 ‘환경보전방안서’을 제출했으나, 서울시는 2020년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보안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승인은 2021년 1월에서야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각종 건축 심의를 거치며 건축허가 접수는 4년여 만인 2022년 완료됐다. 그러나 실제 건축 공사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우리대학은 지난해 9월, 1년간 착공 연기를 신고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제360회 이사회에서 ‘기부금을 통한 재원 조달 계획의 현실성’에 대해 지적이 나와 자금 융통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25학번, 로터스관 완공 볼 수 있나
로터스관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이 점차 자조로 바뀌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우리대학 홈페이지에 ‘<입찰> 동국대학교 로터스관 공사비경감을 위한 실시설계 변경 용역’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로터스관의 변경 설계를 입찰하는 내용이었다. 첨부된 ‘과업지시서’ 파일에 따르면 2025년 9월 15일 내로 착공 신고를 진행하고, 2028년 12월 준공한다는 계획이 명시됐다. 변경 설계에 대한 과업 지시서에 따르면 ▲컨벤션, 박물관, 선센터, 사무실 삭제 ▲삭제된 공간을 교육연구시설 및 주차장으로 변경 ▲기존 설계 중 과도한 공사비 항목을 삭제·변경 ▲지하 공간 총사업비 규모에 맞게 축소 ▲향후 지상 공간 최대 6층까지 증축 가능한 구조 반영이 요청됐다.
올해 신년사에서 윤재웅 총장은 수행 과제 중 로터스관 착공을 가장 먼저 제시하며 신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360회 이사회서 로터스관 신축사업 변경 승인에 관한 논의 중 김종민(원명) 이사는 “재정적인 부분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로터스관은 시의성을 고려했을 때 꼭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결과 로터스관 신축사업 변경은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최종 승인된 로터스관은 지하 6층에서 지상 3층 규모의 8,030평 건물이다. 이는 지난 2018년 이사회를 통과한 로터스관 사업 계획 대비 지하 면적이 400평 확장된 것이다. 착공은 올해 9월 중 시작해 2028년 8월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로터스관 본관은 지하 3층에서 지상 3층, 별관은 지하 6층에서 지상 2층으로 신축될 예정이다. 건물 내에는 컨벤션만 제외한 박물관, 선센터, 강의실,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염경근 미래캠퍼스추진팀 팀장은 지하 공간 확장에 대해 “건물 준공 이후 추가로 지하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 불가해, 지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을 우선했다”며 “로터스관 내 지하 주차장 확보로 혜화관 앞 지하 주차장을 학생복지공간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터스관 내 컨벤션 공간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선 “수영장 부지에 민자사업으로 대규모 공연장 조성이 검토되고 있어, 시설 중복을 피하고자 컨벤션 공간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시설 수요 변화 반영, 남산 최고고도지구 규제 완화 기대, 캠퍼스 순환개발의 기반마련 등 설계 변화 이유를 덧붙였다.
한편, 우리대학의 로터스관 시공을 위해 최근까지도 많은 이의 기부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이청로·장영희 부부가 3억 원을, 이상호 ㈜통일의료기 회장이 1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달 26일 82학번 동문회에서도 1천만 원을 후원했다. 혜화문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우리대학 로터스관, 그 현실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