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등록금 인상, 뚜렷한 성과로 책임 다해야

2025-03-04     동대신문

올해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우리대학을 비롯한 131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많은 대학이 법정 한도 최대치인 5.49%를 웃도는 인상률을 적용했으며 우리대학은 4.98%까지 인상했다.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이 대학 운영 어려움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올해 등록금 인상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16년이라는 세월 동안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학생 수도 줄어 대학 재정이 크게 악화했다는 것이 요지다. 우리대학의 경우 등록금 수입 부족으로 인한 자금 부족이 예상돼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피력했다.

대학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 대졸자 청년 실업률 증가에 따라 대학교육에도 그 성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부실한 교육을 제공한다는 세간의 평가에 실적을 내고자 힘써보자니 막상 쓸 돈이 부족했던 것. 그래서 많은 대학이 이번 등록금 인상과 함께 ‘교육의 질 향상’ 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대학을 위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할수 있다. 중요한 것은 등록금 인상의 정당성이다.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발하는 이유는 학교가 등록금을 ‘실없이’ 올리는 것 같아서다. 인상된 등록금이 교육성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다면 반발은 줄어들 것이다. 우수 교원 유치, 교육 및 연구 환경개선, 학생 복지 강화 등 대학은 뚜렷하고 궁극적인 목적을 설정해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 ‘다른 대학이 올리니 우리도 올린다’ 같은 따라가기식 인상이 아니길 바란다.

등록금 사용 내역 또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우리대학 학생대표 3인(총학생회·총대의원회·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건학위원회 관련 예산편성을 문제 삼으며 등록금 운용 투명성에 대해 1월 8일 비판한 바 있다. 대학을 향한 학생들의 불신이 더 이상 지속돼선 안 된다. 대학은 등록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등록금 인상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뚜렷한 성과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며 내건 계획들은 구체적인 수치와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등록금 인상이 대학의 재정 충당 수단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