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습기] 초석(礎石)

2025-03-04     김도연 기자
▲김도연 기자.

모든 경험은 나의 뼈가 되고 살이 된다. 내 삶의 원동력이었던 이 문장은 내가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그리고 새로운 시작 후에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 덕분에 나는 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면서 문득 나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인간관계와 학과에서 벗어나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큰 목표가 아닌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나아가기 위해, 나는 대학 사회부터 바라보고자 했다. ‘동대신문’은 그런 나에게 세상을 향한 첫 발걸음이었다. 

전공 시간에 글과 이미지 중 기억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실험의 결과는 이미지가 전달하는 정보가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결과가 편집기자의 역할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담은 기사들을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동대신문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 동대신문에 들어오기 전, 종종 카드뉴스를 만들어왔던 나는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 카드뉴스를 만들던 날, 결국 난 내가 오만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0장 내외의 카드뉴스는 시작부터 막막했고, 결과물은 처참했다. 장문의 피드백들을 받았고, 내 노트북에는 ‘1656 인터뷰_1차’부터 시작하여 ‘1656 인터뷰_7차수정본’까지 남겨졌다. 서투르고 미숙한 채로, 때로는 좌절하며 나의 수습 기간이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 4개월 동안 3번의 조판의 시작과 끝을 경험하고, 7편의 카드뉴스와 3개의 일러스트를 제작했다. 틈틈이 보도 스토리도 만들고, 설문조사 스토리도 제작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장문의 피드백을 받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4개월 동안의 경험들은 나의 뼈와 살이 되어, 앞으로의 학보사 생활을 단단히 버텨낼 초석이 되었다. 앞으로는 나의 성장을 도와준 선배 기자들처럼 나도 누군가의 선배 기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여전히 성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단단한 초석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