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수기] 후쿠오카, 나의 교환학생 이야기

세이난 가쿠인 대학

2024-10-14     이가은 학우(일본 21)

교환학생 지원을 결심한 계기

 일본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일본학과에 진학하면서부터 교환학생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일본학과라고 해서 교환학생 선정에 특별한 이점이 있진 않지만, 어문학과로서 해외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3학년 1학기에 N2를 취득하고, 2024-1 교환학생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후쿠오카를 선택한 이유

  저는 후쿠오카의 ‘세이난 가쿠인’ 대학에 파견되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해 후쿠오카를 선택했으며 실제로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기숙사에서 후쿠오카 공항까지는 약 30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했고, 해변까지는 도보 10분, 유명한 온천 도시인 유후인과 벳푸까지도 버스로 약 1시간 정도로 여행하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국제 기숙사 생활, 다문화 경험의 장

 세이난 대학의 국제 기숙사는 미기와, 미나토, 헤키하 세 곳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숙사는 학교까지 3분 거리로 통학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저는 미나토로 배정받았는데 이것이 저의 교환학생 생활의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나토는 특정한 무리 없이 모두가 친한 느낌이었고, 가족 같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함께 타코야끼와 초밥 파티를 열고, 일본 친구들의 실제 유카타를 빌려 입고 축제에 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또한 세이난 대학의 기숙사는 일본인과 유학생의 비율이 6:4로,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것이 아닌 현지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매우 행운이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인은 저를 포함해 3명뿐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불꽃축제(마츠리) 가는 길 (사진제공=이가은 학우.)

후쿠오카에서의 대학 생활

 학교는 평지에 위치해 있었으며 각 건물 간 거리가 가까워 이동이 편리했습니다. 시설들도 매우 청결했으며, 최근 새로 지어진 도서관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학식당은 2개가 있어 가까운 곳으로 선택해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매일 조금씩 바뀌는 학식 메뉴 덕분에 매일 고민하며 음식을 선택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반찬을 선택하여 추가하는 커스텀 방식이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1:1 버디를 매칭해주어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함께 노래방에 가거나 추천해 준 맛집을 탐방하면서 일본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수강신청의 인원 수 제한이 없어 듣고 싶은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총 7개의 수업을 들었고 그중 ‘일본어 1’, ‘일본어 2’는 유학생을 위한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일본어를 사용한 발표와 에세이 작성 방법을 배워 다른 수업을 이수하는 데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수업은 ‘일본 문화사’입니다. 교수님이 한국인이어서 같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N2 수준의 일본어 실력으로 수업을 듣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가끔 기숙사 친구들에게 질문하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숙사 친구들과 방문한 모모치 해변 (사진제공=이가은 학우.)

스스로를 알아가는 값진 기회

 타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생활하며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해낸 것만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해외에서 공부하며 한국과는 다른 문화들을 직접 접할 때마다 흥미로웠고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제 사용하는 네이티브 언어를 배움으로써 일본어 회화에 대한 자신감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교환학생 생활이 너무 행복해 일본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에 연장도 고려했지만, 진로 문제로 연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더 일찍 교환학생을 가서 1년 동안 생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는 교환학생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으로 여행 오는 일본 친구들과 만나며, 한국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도 SNS로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다양한 외국 친구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며, 살면서 해외를 가장 안전하고 저렴하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타지에서 학교라는 소속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