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GPA 환산식 개정에 시동을 걸다

교내 GPA 환산식 개정 요구 지속돼 GPA 값에 따라 로스쿨 입시 등 당락 결정돼 10월 중으로 개정 적용 이뤄질 것으로 보여

2024-09-02     양기석 기자

지난 6월 26일 우리대학 ‘동국인의 제안’ 게시판에 ‘GPA-백분율 환산 방법 관련 학칙 개정’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우리대학의 GPA 환산식을 서울 내 다른 대학들의 기조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환산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GPA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및 대학원 입시, 취업, 유학 등에 주로 이용된다. 주요 로스쿨의 경우, 1단계 서류 평가에서 GPA가 30~40%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대부분의 대학에서 비대면 강의와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하며 이른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됐고, 이에 따라 로스쿨 입시에서는 GPA 소수점 차이로 합격 당락이 결정되는 실정이다. 

GPA 환산식은 4.3점, 4.5점 등 대학마다 상이한 학점 기준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성적의 평균 평점(학점)을 100점 만점으로 계산할 때 쓰이는 공식이다. 다만 대학별로 적용하는 GPA 환산식이 달라 산술적으론 같은 학점이어도 소속 학교의 GPA 환산식에 따라 결괏값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각 대학마다 다른 GPA 환산식이 공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대학 GPA 환산식은 2015년 이후로 변경된 바 없어 현재까지 ‘60+{(평균 평점-1)*(40/3.5)}’을 계속 사용 중이다. 해당 환산식으로 평균 평점 4.0점을 GPA로 환산하면 94.3점이 나온다. 평균 평점의 만점이 4.5로 우리대학과 같은 건국대와 고려대 등의 환산점수는 95점인 것을 미뤄볼 때, 우리대학의 환산점수는 상대적으로 낮게 산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별 GPA 환산식 및 평균 평점 4.0기준 GPA 현황 (일러스트=김소현 기자.)

우리대학 익명의 한 로스쿨 준비생은 “우리대학 학우들이 더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환산식 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익명의 로스쿨 준비생은 “흔히 로스쿨 입시의 정량적 평가 요소로는 학점과 토익, 리트가 꼽힌다”며 “그중 토익은 대부분 일정 기준 점수를 경계로 P/F 평가가 대부분 이뤄지면서 중요성이 낮아져 사실상 학점과 리트 점수만 남은 상태”라며 GPA를 결정짓는 환산식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GPA 환산식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대학가엔 ‘GPA 환산식 개정’ 행렬이 이어졌다. 2021년 서울시립대와 한국외대를 시작으로, 2022년엔 경희대와 연세대가, 2023년에도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가 개정을 시행했다. 

사실 GPA 환산식 개정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당시 우리대학 제55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자요구안에 GPA 환산식 개정안을 담아 학교 측에 제시했다. 이에 교무팀은 현황 분석 후 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더불어 지난 23일엔 우리대학 제56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청명」과 법과대학 학생회가 공조해 우리대학 본부 측과 GPA 환산식 개정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결과, GPA 환산식 개정 적용은 10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로스쿨 원서접수는 9월 중 진행돼 귀추가 주목된다. 교무팀 관계자는 “서울시 주요 대학의 환산식 적용 현황을 분석 중”이라며 “이를 토대로 최종안이 도출되면 별도의 기구를 통해 심의한 후, 규정에 반영해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