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습기] 빛을 마주하며

2024-09-02     김소현 기자
▲김소현 기자

2022년 11월 17일 새벽 6시,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이 될 테니’라는 문구를 보고 수능장 문턱에 들어섰다. 이날은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 하나로 두 번째 수능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재수였기에 부담감은 더욱이 막중했고 실패를 두려워했던 나는 유난히 새벽 공기가 짓누르는 힘에 압도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벽에 본 문구를 떠올리며 수능을 응시했고 2023년 3월,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나는 남들이 하는 걸 따라가기 바빴던 것 같다. 다들 학원에 다니니까 나도 다니게 됐고, 뭐 하나가 유행하면 뭐든 해보려 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결국 후회로 돌아왔다.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엉성하게 돌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문득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데 답이 있다는 생각에 동대신문 편집기자를 지원했다. 

편집기자 일은 쉽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거라곤 포토샵 자격증뿐이었고 10장 분량의 카드뉴스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 카드뉴스를 만들 때, 백지 앞에서 고민만 수 시간을 썼다. 어찌저찌해서 만든 카드뉴스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든 페이지에 있어 수정이 필요했다. 피드백 내용을 보기 두려웠던 적도 많았고 몇 번의 수정 과정을 거친 후에야 카드뉴스가 완성되었다. 이렇게 초반에는 학보사 생활에 적응하는 데 힘을 다 썼다. 

좌절의 순간도, 그만두라는 주변의 말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정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 목표를 보고 달리는 동대신문 기자들,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매 조판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여기에 내가 맡은 바를 더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빨리 수정해서 보내야 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피드백 내용이 줄어들고 수정할 사항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안도했다. 

수습기자를 끝내고 정기자를 맞이하는 지금, 확신하는 한 가지는 도전하는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학보사에 있기 전에는 혼자 무언갈 결정해서 하는 일을 지레 겁먹고 포기했다면, 지금은 해보고 후회하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또, 부딪히며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다. 그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걷고 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자 이제 남은 학기를 후회로 남기지 않도록, 동대신문에서 걷고 뜀을 이어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