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아지경, 봄 대동제가 잊은 것은 무엇이었나
이번 ‘2024 백상 대동제:무아지경’은 개최 전부터 역대급 연예인 라인 업이라는 호평과 함께 많은 기대를 샀다. 그러나 9일, 축제기획단(축기단)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외부인 입장팔찌 안내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당 안내 속 외부인으로 규정된 이들 중 휴학생, 수료생, 졸업생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휴·수·졸(휴학생·수료생·졸업생)을 축제의 장에서 배제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자 입장팔찌 안내는 이후 재공지됐다.
축제 전후로 떠들썩한 캠퍼스는 그리 이상한 풍경이 아니다. 목전에 기말고사를 두고 찾아온 축제는 학업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잠시간 일상의 돌파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둘러싼 웅성거림은 아쉽게도 설렘 가득한 목소리만은 아니었다. 재학생존과 외부인존에 누가 들어가야 마땅한가 하는 질문이 점차 누구가 교내 구성원이 맞고 누가 아닌가를 가리는 기준이 되어 갔다. 물론 자리가 한정된 대학 축제에서 등록금을 내는 재학생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크게 하나 되어 화합의 장을 이룬다’는 대동제(大同際)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면 이번 봄 대동제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대동제에서 입장팔찌 운영 제도가 시행된 것은 인파 통제 및 안전사고 방지가 목적이었다. 다만 학교 바깥 남산 산책로까지 줄을 서서 대기했던 학우들과 출입 규제로 인해 대운동장 바깥 경사로에 서서 먼 무대를 바라보던 사람들, 대동제란 이름이 무색하게도 비어 있던 대운동장 뒤편의 모습을 떠올리면 입장팔찌가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가 궁금하다. 이번 축제의 주인은 누구였던 것일까.
부족한 인력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진행된 축제였다. 학생들도 축제기획단의 수고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축제가 소속과 연대,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해선 우선 축제기획단과 학생들과의 연결이 보다 원활하고, 또한 축제기획단 내부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졌어야 했다.
이제 봄은 갔고, 축제도 끝났다. 학우들은 지난 대동제를 뒤로 하고 남은 시험과 종강을 향해 정신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일 년에 많아야 두 번 열리는 대동제는 모두에게 화합의 기억으로 남아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백상 대동제가 너와 나를 연결하는 자리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