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실된 방송으로 진심을 전하다, 남희령 방송작가
‘아침마당’ 등 인기 교양 프로그램 작가로 활동 방송을 통해 좋은 영향력 전하고자 노력해 “꿈을 향해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길”
우리대학 역사교육과 93학번 남희령 동문. 그는 SBS ‘일요특집 모닝와이드’를 시작으로 KBS2 ‘VJ 특공대’,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집필한 잔뼈 굵은 26년차 방송작가다. 많은 이들의 삶을 방송에 녹여 내는 남 동문은 현재 KBS1 ‘아침마당’과 EBS1 ‘건축탐구 집’을 집필하고 있다. 시청자에게 따뜻한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 동문. 방송을 하나뿐인 취미로 여기는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이 세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굳게 믿는다.
우연히 들어선 방송작가의 길
‘아침마당’, ‘VJ 특공대’ 등 여러 국민 프로그램을 집필하며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의 길을 걸어 온 남희령 작가. 그가 처음부터 방송작가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사라는 꿈을 가졌던 남 작가는 우리대학 역사교육과에 입학했다. 교생 실습을 나가며 구체적인 진로 고민에 돌입했던 대학교 4학년, 그는 교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동아리 행사에서 사회를 맡게 된 그는 방송 현장에서 PD로 재직 중인 선배에게 방송국 아르바이트 권유를 받게 됐다. “처음에는 연출부 막내로 시작했지만, 저와는 잘 맞지 않는 일이라고 느껴 한 달 만에 관두려고 했었죠” 그러나 남 작가의 자기 소개서와 프로그램 모니터링 실력을 눈여겨본 담당 PD는 그의 글솜씨를 알아보고 방송작가의 길을 추천했다. 이를 계기로 남 작가는 방송작가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방송작가는 필력 외에도 갖춰야 할 덕목이 상당히 많은 직업이에요” 남 작가는 방송작가가 글만 쓰는 직업이었다면 선뜻 이 직업을 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 작가는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며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 왔다. 그가 꼽은 방송작가의 매력은 자신이 몰랐던 세상을 끊임없이 배워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부하면서 돈을 버는 직업은 흔하지 않죠” 남 작가는 일하는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많은 프로그램을 거쳐 베테랑 작가로 자리 잡기까지, 그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원동력 삼아 일하며 매너리즘에 빠질 새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지치지 않고 달려 나가는 매일
방송작가의 루틴은 촘촘한 방송 편성표에 철저히 맞춰져 있다. 방송작가는 아이템을 찾아 취재하고, 촬영·편집 콘티와 스튜디오 대본을 쓰기까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여한다. 출연진을 직접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장소 섭외까지 모두 작가의 몫이다. 그렇기에 방송작가는 방송 제작 과정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직업이다. 좋은 아이템을 찾기 위해 남 작가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는지 늘 공부하고 조사한다. 특히 그가 활동하는 영역인 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경우, PD가 현장에서 촬영한 것을 작가가 점검하는 프리뷰와 이후 편집 방향성을 정하는 편집 대본을 짜는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다. 그는 교양·다큐멘터리 작가는 예능이나 라디오 작가보다 오히려 기자에 가까운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꾸준한 노력 없이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 교양·다큐멘터리 작가의 좋은 점이자 어려운 점이에요” 남 작가는 한 편의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길목에서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인 작가인 그에게도 방송작가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막내 작가에서 서브 작가가 될 때, 서브 작가에서 메인 작가가 될 때, 메인 작가로서 다른 프로그램을 담당할 때처럼 새로운 일에 당면하는 순간마다 용기가 필요했다. 그는 직급이 올라가며 가중된 책임감에 압박을 느끼기도 했으며 PD와 의견 충돌로 부딪히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남 작가는 도전의 순간을 꿋꿋이 견뎌내며 당당히 도약했다. 그가 방송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맞설 수 있는 인내와 끈기다. 그는 “방송작가라면 적어도 10년은 버텨 내야 글다운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 작가는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업무 속에서도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가지며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타인에게 유익한 존재로 다가설 때 굉장한 행복을 느껴요.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좋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죠” 그는 개인의 힘과 능력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력은 미약하지만, 작가로서 좋은 방송을 만들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방송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는 남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파를 통해 전하는 삶의 철학
남 작가가 집필 중인 ‘아침마당’은 33년 된 장수 프로그램이자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방송이다. 그는 15년째 아침마당의 작가로서 일하고 있다. 처음 아침마당을 담당했을 때, 남 작가는 아침마당이 그저 시청자가 고연령층인 토크쇼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프로그램을 집필하며 만난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얻는 삶의 지혜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순 없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배움이었기에 남 작가는 아침마당이 유독 애정이 남는다고 전했다.
남 작가에게 방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실이다. 남 작가는 방송을 매개체로 시청자에게 진심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제가 지금 집필 중인 ‘아침마당’은 시청률이 굉장히 높고 역사도 33년이나 이어지고 있다”며 “방송작가인 제가 만약 거짓 방송을 만든다면 그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직한 자세를 가지고 방송을 만드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작가로서의 미덕이다. 남 작가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은 이들에게 송출되기 위해 소중한 전파가 사용되는 만큼,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알찬 내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청춘의 ‘꿈’
꿈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다고 믿는 청춘들. 그렇기에 청춘에게 ‘꿈’이란 삶의 원동력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에게 남 작가는 꿈에 관한 조언을 전했다. “꿈꾸는 것은 좋은 일이죠. 그러나 목표 설정에 항상 신중해야 해요” 그는 자신이 과연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은 무엇인지 등 스스로를 면밀히 들여다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남 작가는 “대학생으로 보내는 시간은 인생에서 보내는 가장 귀중한 시간이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인생의 재산을 쌓길 바란다”며 후배들을 향한 응원을 보냈다.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고, 그 지혜를 다시 사람들에게 전하는 남희령 작가. 그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이의 미래는 결코 어두울 일이 없다고 믿는다. 남 작가는 삶의 빛나는 가치가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늘 진심을 다해 방송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다. 정직한 방송을 위해 모든 순간 아낌없는 노력을 쏟아붓는 남 작가의 행보를 동대신문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