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로에서] 동악의 작은 친구들, 이제는 공존을 모색해 볼 때

2024-05-12     고아름 수습기자
▲고아름 수습기자

 

올해 3월, 새내기로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동악에 올랐을 때, 나를 제일 먼저 반겨줬던 이는 다름 아닌 까치였다. 지금도 매일 아침 동대입구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 때면 나뭇가지를 물고 총총 돌아다니는 까치를 만난다. 집 앞 나무에 어느샌가 둥지를 트고 아침마다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까치 부부가 생각나 반가운 마음이 든다. 도시의 공해와 소음이 그들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수업을 향해 넓은 보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시의 동물들은 우리의 일상을 스쳐 지나가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준다. 우리대학만 봐도 '동국이'를 비롯한 많은 고양이가 학우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동국이는 온순한 성격으로 경계심이 없고, 유동인구가 많은 가온누리 카페 근처에 머물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동대냥이 게시판'에는 동국이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곳곳에 머무르는 다양한 고양이의 사진이 올라온다. 이들은 학업에 지친 학우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주는 동악의 작은 친구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물이 주는 '힐링' 이전에 이들과의 '공존'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대학은 현재 교내 고양이에게 별도의 집이나 먹이를 제공해 주지 않아 학우들이 자체적으로 고양이를 보살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형화돼 있지 않기에 고양이들은 영양이 불균형한 식사를 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서식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고양이들의 배변과 그들에게 주는 먹이로 인한 쓰레기는 교내 환경에 문제가 된다. 새로 유입된 고양이들의 중성화 수술을 의무적으로 시행하지 않아 생기는 무분별한 번식 문제도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동물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반감을 가지는 학우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공존을 위해 정성껏 동물을 돌보는 학우들이 물론 존재하지만, 그들의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 이제는 교내 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학교 측의 관리가 필요한 때다.

어느덧 봄꽃이 지며 푸른 잎이 자라나는 때다.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에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작은 친구들과 '공존'으로, 푸르름이 진해지는 동악에 '힐링'이 더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