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충무로 대한극장, 66년 만에 문 닫는다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이 개관 66년 만에 문을 닫는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지난달 30일, 극장사업부 영업을 9월 30일 자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누적된 적자 해소 및 사업구조 개선이 그 이유다.
대한극장은 1958년 개관해 한국 영화 역사와 함께해 왔다. 1900여 개의 좌석을 갖추고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했던 대한극장은 70mm 필름을 원형 그대로 상영하는 국내 최초의 극장이기도 했다.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마지막 황제>, <백투더퓨처>,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같은 작품들이 가로 24m, 세로 19.5m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원본 그대로 상영됐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극장들이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극장 산업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대한극장도 이에 발을 맞췄다. 단관극장을 유지해오던 대한극장은 2001년 12월 15일, 250억 원을 들여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다시 개관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극장 구조를 개편하고 각종 시사회 유치 등을 통해 영화 사업을 지속해왔던 대한극장은 경영난으로 인해 이제 완전히 문을 닫는다. 11개 상영관 운영은 9월 30일 자로 종료되고 대한극장 건물은 공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극장 측은 건물을 개조해 내년 4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집 공지사항을 통해 “향후 이머시브 공연 슬립노모어 공연장으로의 전환을 준비중에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종로 3가의 서울극장이 1979년 개관하고 2021년에 문을 닫았다. 그리고 3년 뒤인 현재,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문을 닫는다. 오래된 극장들이 수익 문제로 인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대한극장으로부터 할인 혜택을 받기도 했던 우리대학은 극장이 문을 열고 닫기까지의 역사 속에서 함께하고 있다.
한편 영화평론가 이광호 씨는 “멀티플렉스 틈에서도 꿋꿋하게 오리지널리티를 지켜온 대한극장이 수익 문제로 인해 폐관되는 현 상황이 속상하다”며 “건물은 그대로 유지된 채 극장은 사라지고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는 사실도 아쉽게 느껴진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