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로에서] 물가 상승의 대피처를 찾아

2024-04-14     방민우 수습기자
▲방민우 수습기자

동대입구역과 충무로역에 위치한 우리대학 주변의 식당들을 둘러보면 10,000원에서 12,000원 가격의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 지갑을 열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생식당을 찾는다. 점심시간, 우리대학 학생식당은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메뉴 주문을 위해 약 15분 동안 줄을 서고, 주문 후에도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식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식당(이하 학식)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바로 우리에게 찾아온 '고물가'라는 재난 때문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 속에서 학생식당 물가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2024년 3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하며 우리대학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어왔다. 바로 학생들을 위한 '착한 가격의 식당'이었던 학식의 물가 또한 오른 것이다. 작년 3월, 상록원 1층 '솥앤누들'은 일부 메뉴를 300원~500원 인상했고 상록원 3층에 위치한 교직원 식당 '집밥 코너'의 경우 1,000원을 인상했다.

그 결과, 최근 각 단과대학에 위치한 대학생협편의점인 쿱스켓(COOPSKET) 또는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한 도시락이나 간편식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는 학생들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 CU가 출시한 ‘압도적 간편식’ 시리즈는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250만 개를 돌파하는 등 학생들의 간편식에 대한 선호도는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 고물가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렴하고 가성비 있는 식사를 원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대 아침 식사 결식률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려 53.5%의 청년들이 아침을 거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대학을 포함한 전국의 186개 대학은 대학생들의 아침 식사 결식률과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본 사업의 좋은 취지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학식은 학생들에게 더 이상 고물가의 대피처로서 역할 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학교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을 넘어서 물가 상승의 파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대피처가 되어 줘야 한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이어 학생들의 저렴한 끼니 마련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청년 결식률을 해결할 더욱 근본적인 정책이 모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