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학원 선정, 양자 분야 전문 인력 키운다

2022-11-01     이지현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양자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양자대학원 운영을 지원한다. 양자 관련 신진 연구자를 지원하고 해외 인재도 더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양자대학원 선정 계획을 통해 10년 이내로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양자 분야는 양자역학을 계산이나 통신에 적용해 컴퓨터와 통신, 센싱에 활용하는 기술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배출했다.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국가의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양자 기술이 좌우한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대규모 정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양자 분야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인프라는 빈약한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지난 7월 발행한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양자 연구가 대학과 기업에서 산발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만드는 주도적 지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초 물리 역량이 필요한 양자 기술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인력 교육과 유입이 쉽지 않은 분야로 분류되고 있어 지속적 투자와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양자 관련 논문의 주 저자와 교신 저자를 분석한 결과, 국내 연구자는 500명 정도로 나타났다. 중점 기술별 연구자 수는 양자 컴퓨팅 261명, 양자 통신 187명, 양자 센싱 42명이다. 중국(5518명), 유럽 연합(4100명), 미국(3122명), 영국(881명), 일본(800명)의 연구자 수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수치다. 

   인구 대비 비율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절대 규모가 떨어지면 연구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다. 양자 관련 특허를 출원한 국내 발명인은 100명 정도로 파악됐다. 미국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재외한인 연구자도 50명 가량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물론 과기정통부 또한 양자 분야 인력의 저변 확대와 연구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 김유식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과장은 “국내 양자 연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양자 분야 연구자들의 숫자가 일정 규모를 더 넘어서야 한다”며 “인구 대비 연구자나 특허 수보다 양질의 인력 규모를 절대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양자 통신, 양자 센서, 양자 컴퓨터, 양자 소자 4대 분야의 박사급 전문 인력을 추가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양자역학 등의 기초 과학과 물리학과, 수학, 컴퓨터 공학 분야 등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양자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양자대학원 인력 양성 센터 현판식’을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 분야이자, 우리나라가 신속히 추격해야 하는 양자 기술 분야에 대한 인재 확보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산업계와 한국양자정보학회, 정부출연연구소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해당 현판식을 통해 올해 첫 양자대학원으로 선정된 고려대학교와 9개 대학의 연합 양자대학원이 운영을 본격화한다. 고려대학교 주관 양자대학원에는 경희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림대학교, 한양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이 참여한다.

   과제 책임자는 최만수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연구계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산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우리넷 등이 운영에 협력한다.

   이와 관련해 과기 정통부는 양자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한 양자대학원 운영 사업을 올해부터 2024년까지 진행한다. 이 사업은 매년 2개 이상의 대학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형성해 한 해 30명 이상의 박사급 인력을 배출한다. 투입되는 예산은 대학원 별로 최대 9년간 242억 원이다.

   교육 과정은 대학 내 복합·다학제 교육 과정 2년, 정부 출연 연구소 등 현장형 실험·실습 교육 과정 1년, 국내외 인턴십 기반 프로젝트 과정 1년 등 총 4개 과정으로 구성된다. 주관 대학은 참여 대학, 연구소, 기업 등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양자정보과학 특화 전문 교육 과정을 공동 개발 및 운영할 계획이다.

   또 양자 기술 분야 신진 연구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능 기반의 성장 사다리 지원 체계’ 마련을 검토한다. 양자 분야 해외 인재 유치 활성화를 위해 기존 해외 우수 과학자 유치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간담회를 주재한 오태석 과기정통부 차관은 지난 10월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전략 기술 인재 정책 간담회와 양자대학원 및 기후 기술 인력 양성 센터 현판식에 참석해 “2030년까지 박사급 양자 전문 인력 1,000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양적 규모 확대뿐 아니라 연구자 역량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한 전문가 의견 등을 참고해 정책 과제를 구체화한 뒤 오는 12월 중 양자 분야 핵심 인재 확보 방안을 마련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