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학술관 사람들의 좌충우돌 생활기
대학원 연구의 산실 학술관. 최소(最小)의 공간에서 최적(最適)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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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편집장 : 이렇게 인터뷰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한승대 : 북한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고 이름은 한승대이다. 현재 7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한진택 : 사회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이름은 한진택이다. 현재 6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김현주 : 미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고 이름은 김현주다. 현재 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집행부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술학과 실기실에서 실습하며 공부하고 있다.
| △ 이야기 꽃을 피운 학술관 사람들 | ||
Q.편집장 : 학술관에서의 생활, 어떠한가? 한진택 : 무선인터넷 설비개선이 시급하다. 무선랜이 잘 들어오지 않아 논문과 자료를 출력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다. 김현주 : 학교에 인터넷 문제에 대해 문의했더니 자체적으로 공유기 설치하라고 한다. 말이 안 되지 않나? 학교에서 해줘야지. 한진택 : 무선랜 아이디를 배분할 때, 대학원생을 학부생과 분리해줬으면 좋겠다. 학비도 많이 내는데.(웃음)
Q.편집장 : 학술관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말해달라. 한진택 : 귀신에 대한 소문이 있다. 여름에 연구실에 혼자 있는데 새벽 2시에 갑자기 에어컨이 켜지더라. 껐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에어컨이 다시 켜지는 거다. 기분이 이상해서 새벽 3시에 도망치듯 귀가했다.(웃음) 김현주 : 실기실 안에 사람이 있는데, 밖에서 출입카드를 잠궈서 안에 있는 사람이 못나왔던 경우도 있다. 한승대 : 책이 많다 보니까 사람들이 안보여서 그냥 잠구는 경우가 있다. 김현주 : 나중에 가보니 그 친구는 완전 탈진상태에 있었다. 버튼 누르면 열리는 걸 몰랐다. 한승대 : 언제 한 번은 느지막이 연구실에 들어가 보니 모르는 한 여자분이 연구실 책상에 앉아 있었던 적이 있었다. 새벽 1시에 서로 마주치고 화들짝 놀랐다. 모 선배의 과거 애인이 선배와의 추억을 찾아 왔다는 소문도 있었다. 진짜 무서웠다. 편집장 : 예전에 1층 연구실에서 공부할 때, 절전해서 불을 다 끄는 경우 화장실 가는 게 너무 무서웠었다. 빨간 파랑 노랑색의 조명은 계속 깜빡이고, 전면거울이 쭉 있어서… 혼자 밤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화장실에 안가고 말지……. (웃음) 한진택 : 열두시면 문을 잠그니까 그럴 땐 문화관 구름다리 통해서 학술관에 들어온다. 나는 무서움을 거의 안타는데도 무서워서 문도 못 열겠더라. 교수연구실 앞 유리문 열려고 하니까, 비상구의 파란 색이 반사돼 기분이 이상하더라. 그때는 구름다리가 너무 길게 느껴졌었다. 한승대 : 새벽녘에 공부를 마치고 잠들었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아무도 없는지 알고 들어오셨다가 서로 깜짝 놀라는 경우도 많다. 김현주 : 그럴 땐 휴지통을 밖에 내 놓으면 아주머니들이 안에 사람이 있는지 알고 들어오시지 않는다. 한승대 : 나는 미술학과 실기실 앞에 휴지통이 나와 있어서, 저 안에 뭐가 있길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무언가 신비스러운…(웃음)
Q.편집장 : 학술관에서의 긴 밤, 어떻게들 보내시는지. 한진택 : 밤새 공부하다보면 바람을 쐬고 싶을 때가 많다. 벤치에 앉아 있고 싶은데 12시가 넘으면 그럴 공간이 없다. 밤에는 옥상도 잠겨버리기 때문이다. 편집장 : 학술관 사람들에게는 사실 운동이 좀 필요하다.(웃음) Q.편집장 : 새벽에 배고플 때는 어떻게 하나? 김현주 : 새벽 5시까지 배달하는 닭발과 야식으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 편집장 : 학과 연구실에는 배달 주문이 안 되지 않나? 한진택 : 연구실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라도 줄까봐 라면도 사람들이 다 가고난 후 먹는다. 그러다 누구라도 들어오면 잽싸게 들고 나간다.(웃음)
Q.편집장 : 최근에 총학생회 주도로 5연구실 관련한 개편이 진행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현주 : 초반에는 5연구실 개편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용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사용인원이 늘어가고 있다. 한진택 : 사실 학술관에 있는 연구실의 자리가 부족해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동 열람실에 대한 발상은 괜찮은 것 같다. 개방형 열람실을 개설한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다. 한승대 : 자기가 공부하는 곳에 노트북이나 책을 두고 다니고 싶은 것이 사실인데, 개방형 열람실은 항상 분실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런 부분이 정비된다면 괜찮을 것 같다. 또 하나의 문제는 청소 문제이다. 소속학과 연구실과는 달리 청소를 본인이 책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김현주 : 총학생회는 지하 연구실 통합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물론 당장은 불가능하고, 기존 이용자들과의 문제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다.
Q.편집장 : 목적보다는 과정과 절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한승대 : 이사할 때 시간을 촉박하게 준 건 문제다. 학교에 상주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자기 책상을 갖고 안정되게 공부하는 환경은 절실하다. 그런 부분이 잠깐 왔다 가는 분들의 상황과 충돌된다. 전체와 부분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진택 : 개방형 열람실 홍보를 위해 문자나 이메일를 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열람실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현주 : 우선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향후 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Q.편집장 : 학술관 사람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싶다. 한승대 : 밤에 공부하다 갑자기 배고플 때 나갈 수가 없으니 계속 물만 먹는다. 밤에 출입을 자유롭게 해주거나 음식물 자판기를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 김현주 : 햇반 자판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한진택 : 옥상이 여름에는 너무 뜨겁다. 그늘막 같은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여름엔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낮에는 이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늘과 벤치가 있는 동국관 옥상이 부럽다.
| 인터뷰는 학술문화관 지하1층 「The Kitchen」에서 진행했다. 이공계열 원우들의 섭외가 되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총 세 번에 걸친 학내 구성원들간의 소통을 위한 기획취재를 이것으로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