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로에서] 빛나는 청춘을 위한 빛
전면 대면 강의로 전환된 이후, 우리는 해가 저문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맞춰 학교는 법학관의 제1열람실을 리모델링하거나 중앙도서관 개방 시간을 연장하는 등 학생들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학교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근거 삼아 안주해도 될까.
우리 학교는 지리적 특성상 계단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보문화관을 지나 후문으로 가는 길, 신공학관 옆 108계단, 상록원과 대운동장을 연결하는 계단 등 학교 속 존재하는 계단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해가 지면 계단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현저히 줄어든다. 왜 학생들은 햇빛 아래에서만 계단을 이용하게 됐는가?
정보문화관 옆 계단은 경사로와 이어지므로 특히 유의하며 지나야 한다. 그러나 학교는 계단의 높낮이 차이를 구분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가로등은 계단 입구에 하나 존재하며, 야광 스티커는 찾아볼 수도 없다. 이러한 불친절은 학생들이 휴대전화의 플래시 기능을 사용해 계단을 비추게 만드는 번거로움으로 이어진다.
108계단 일부는 각 계단의 폭이 균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색상의 돌로 제작돼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 역시 가로등이 충분하지 않고, 야광 스티커도 붙어 있지 않다. 중앙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던 학생들이 충무로역으로 가기 위해 108계단을 이용할 때, 그들은 넘어지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며 계단을 지나야 한다. 또한 상록원에서 대운동장으로 가는 계단 역시 가로등 및 야광 스티커의 부재로 인해 밤이 되면 이용하기 어렵다.
경영관과 장충단 공원 사이 계단에 부착된 형광 미끄럼방지 스티커는 ‘동국인의 제안’으로 접수된 문의가 수리된 결과다. 이는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를 듣고 해결까지 이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해당 요구를 다른 계단에 적용하려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면 전환 이후 많은 학생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만큼, 그들의 열정을 지켜주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학교의 노력을 기대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