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실시간 검색어가 다시 돌아올 순 없을까

2021-09-12     이주원 수습기자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포스터 (출처=tvN.)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포털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은 날이 있을까? 장담컨대 없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 날씨가 궁금하다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다음, 구글에 들어가 검색하고 맛집을 찾거나 간단한 과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렇게 포털사이트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포털사이트 ‘바로’와 ‘유니콘’ 두 회사가 사용자 점유율 싸움을 벌이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는 포털의 특성 중 개인의 자유, 알 권리, 사생활 문제, 포털 사이트의 정부 개입 의혹 등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극 중 ‘유니콘’은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과 연관된 검색어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고 청문회에 출석통지를 받게 된다. 이후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은 포털 윤리에 어긋난다며 청문회에 회사 대표로 출석한 주인공 배타미를 공격한다. 이에 배타미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단어는 공공질서와 사회 정서에 어긋나기 때문에 삭제 조치를 한다고 밝힌다.

드라마는 청문회 장면뿐만 아니라 ‘실시간 검색어’라는 소재를 통해 실시간 검색어의 양면을 보여준다. 실시간 검색어로 실종된 사람을 찾는 경우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스캔들로 인해 당사자가 자살 시도를 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실시간 검색어의 장단점을 보여준다. 실제 우리 사회 역시 드라마 속 장면과 같은 유사한 일들이 벌어졌고 결국 지난해 우리나라의 양대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검색어가 사라졌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한 장면 (사진캡처=tvN.)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 검색어 폐지에 관한 설전을 펼쳤는데 나는 실시간 검색어를 유지하길 바랐다. 당일 그리고 주간 트렌드를 알고 싶은 나에게 실시간 검색어는 이슈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였기 때문이다. 또 검색 빈도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바뀌는 시스템을 활용해 사람들은 지구의 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고 실종 아동을 찾을 수 있도록 전 국민이 도왔던 경우도 있었다.

반면 실시간 검색어가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하는데 일조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명예훼손을 입는 사람들이 생기는 등 부정적인 사건도 적잖아 발생했다.  하지만 이 단점들은 실검과 뉴스를 접하는 대중들이 올바른 시선을 갖고 진위 여부를 판단한다면 충분히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사례들이다. 최근에는 실시간 검색어와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실시간’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형태만 남겨둔 포털사이트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실시간 검색어가 그리워 해당 서비스가 남아있는 포털을 일부러 이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여전히 실검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고등학생 때 자율 동아리 친구들과 4월 22일 지구의날을 기념해 ‘불끄기 운동’ 검색어를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도록 하기 위해 캠페인 활동을 했던 추억이 있다. 이처럼 실시간 검색어로 사회의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기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가 그리운 것 같다. 먼훗날 대중들이 지금과 달리 포털 윤리를 올바르게 지키며 이용한다면 실시간 검색어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