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2018-08-31     김리현 기자

평화로울 것이라 상상했던 캠퍼스는 참으로 소란스러웠다. 이해관계의 충돌로 크고 작은 시위가 멈추지 않았고,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대자보가 곳곳에 자리했다. 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흘려보내도 되는 이야기들이지만 학보사 기자를 희망한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기사는 당사자를 찾아가 더 깊은 속사정을 묻고 무심코 놓친 이야기의 조각을 찾아 연결해야만 완성됐다. 취재원이 답하기 껄끄러울법한 문제란 걸 알면서도 친구, 친구의 친구를 거쳐 사실을 확인했다. 오지 않는 답변과 불편한 말투, 다가오는 마감에 전전긍긍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사실 투정에 불과한 나의 푸념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덟 면 분량의 신문을 내기 위해 학보사 한구석에서 노력하는 사람들도이 있단 사실을 한 번쯤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시간은 동대신문 발간 단위로 흐른다. 동기들과의 약속도 가족 모임도 신문사 일정에 밀려 다음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르고 지나칠 법한 학내 소식들에 교내 사람들의 시선을 잠시라도 머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나를  자리하게 한다. 기억보다 오래갈 기록을 날마다 이 안에서 써 가고 있다. 동대신문에서 보낸 나의 시간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뒤따르는 초조함과 나름의 자부심으로  새로이 만날 가을의 캠퍼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