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야원] 권위와 권위의식
▲권위는 이 사회를 순조롭게 발전시켜 주고 또 유지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격이며 규율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권위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권력을 지닌 기관이나 인격, 지위 등이 그 기능의 우위성을 공인시키는 능력, 또는 일정한 분야나 일반사회에서 일인자로 인정받고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신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우리 생활주변에서 이 권위에 대해 가장 쉽게 느낄 수 있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마도 교사의 권위일 것이다. 나의 어린 국민학교 시절에는 스승은 곧 절대자였으며 부모님의 한마디 보다 스승의 한마디가 더 소중히 여겨졌었다. 이런 것을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거부하시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셨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물론 십 수 년이 흘렀으니 세월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현재 교사들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마 전 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부모의 담임교사 구타사건과 학생들 앞에서 창피를 주었다고 해서 스승을 칼로 찌른 사건, 스승으로부터 몇 대 맞았다고 법에 호소하고 스승을 협박하여 금품을 갈취하던 사건 등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하고 가슴이 섬찍한 사건이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필자가 師大(사대)에 속해 있어서 더욱 가슴 깊이 저려지는 것인지도 모르나 이렇듯 교사의 권위가 하락한 것은 百年大計(백년대계)라는 敎育(교육)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져 나갈지 자못 의심스럽고 안타깝다.
▲권위와 권위의식은 다르다. 교사가 일단 교단에 섰을 때 학생들에게 권위를 느끼게 하여 감히 반항하고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그것을 권위의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슨 강의시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교수가 “권위의식이란 자신이 권위라는 그 자체를 제대로 모를 때 행하는 무식한 행위”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여러 사건들은 교사가 제대로 권위를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일까. 그러나 단순히 그 이유라고만은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감에 따라 사람들은 권위와 권위의식을 곧잘 착각한다. 대부분이 권위의식을 드러내어야 만이 똑똑한 줄 알고 잘난 줄 안다. 속은 텅 비워둔 채 의식에만 급급 하는 것을 우리는 참으로 많이도 보고 있다. 교육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권위보다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남은 무슨 연유일까. 권위의식을 지닌 사람에게서 권위의식을 배우고 또 권위의식을 후세에 물려준다면 이 세상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가 진정한 권위를 갖추는 것이 이 나라 앞날을 위해서 바람직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