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내실로 승화

선도적 활동으로 선진동국 이룩

2014-06-05     송창옥

民族(민족)의 大學(대학) 東國(동국), 개교 76周年(주년)을 맞으며

 

과거에만 戀戀(연연)하는 자세 버려야
어수선한 세상의 밝은 등불 기약

 

푸르름으로 다가오는 太陽(태양)의 화사한 빛줄기가 校庭(교정)의 잔디위로 다사롭게 내려앉는 5月(월)의 언저리, 時間(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부드럽게 피부를 핥고 가는 봄바람의 정겨움이 포근한 미소로 가슴을 메워오는 계절이다.

언제나 이맘때면 우리는 가슴에 쌓인 먼지를 툭툭 털고 일어나 아지랑이 어른대며 진달래로 곱게 端裝(단장)하고 있을 머언 故鄕(고향)의 언덕을 그리면서 思索(사색)의 길을 걷고 또 걸었고 그 속에서 맞이하게 되는 時間(시간)의 만남이 있으니 곧 開校紀念日(개교기념일)이다.

해마다 우리의 개교기념일은 봄의 품속 깊은 곳에서 찾아왔고, 우리는 봄날의 따스한 기운 못지않게 아늑하고 감회에 젖은 기쁨으로 이날을 맞이하여 왔다.

개교76回(회)를 맞는 오늘 역시 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東國人(동국인)으로서의 서로의 만남을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그 기쁨의 벅참 속에서 東國(동국)의 歷史的(역사적) 誕生(탄생)에 힘찬 박수와 정감어린 사랑을 표하는 것이다.

멀리 北(북)쪽으로 北漢山(북한산)과 北岳山(북악산)등의 連峰(연봉)을, 그리고 가깝게는 首都(수도) 서울의 心臟部(심장부)를 굽어보며 愛智(애지)의 哲願(철원)을 다지는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

예로부터 서울 都城(도성)의 中心地(중심지)로서 名人賢哲(명인현철)을 배출한 ‘남산골 샌님’의 본 고장에 자리한 本校(본교)는 歷史的(역사적)으로 수많은 文人(문인)과 墨客(묵객)들이 노닐던 곳으로 人類(인류)와 겨레를 위한 英才(영재)의 요람이다. 佛敎敎育(불교교육)을 위한 중앙교육기관으로서 元興寺(원흥사)의 一室(일실)에서 新文化活動(신문화활동)의 旗幟(기치)아래 조용히 呱呱(고고)의 소리를 울리며 明進學校(명진학교)로 出發(출발)하여 日帝(일제)의 가혹한 文化政策(문화정책)에 위축, 소멸되어 가는 우리 文化(문화) 守護(수호)에 일익을 담당했던 中央佛敎專門學校(중앙불교전문학교), 惠化專門學校(혜화전문학교)를 거쳐 만 40년 만에 東國大學(동국대학)으로 昇格(승격)하면서 오늘에 이르러 그 세월의 흐름이 어언 76년이 흘렀다.

실로 韓國(한국) 大學(대학)의 역사와 그 맥락을 같이하는 私學(사학)의 커다란 장을 장식해온 위대한 業報(업보)가 아닐 수 없다.

日帝治下(일제치하)의 어두운 시대적 상황을 民族主義(민족주의)의 각성속에서 극복하고 그 명맥을 이어온 東國(동국)은 해방된 祖國(조국)의 발전을 기약함에 즈음하여 대학의 모습으로 民族(민족) 文化(문화)의 창조에 앞장서 왔다.

수없이 明滅(명멸)되는 社會(사회)의 진통 속에서 東國人(동국인)은 진리의 명석함을 드러내 밝히기 위해 不斷(부단)의 노력을 기울였던 바, 民族知性(민족지성)을 선도하는 주체로서 책임을 짊어지는 자세를 취해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佛敎精神(불교정신)과 民族文化(민족문화)의 수호 및 새 文化(문화)의 창조정신을 줄기차게 계승하는 데에 建學理念(건학이념)을 둔 東國(동국)의 길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차대전말 日帝(일제)의 학교정비에 따라 강제로 폐교 당하기도 하였고 해방 후 극단으로 흐르는 좌•우익계 학생의 대립 등 사회혼란과 더불어 오는 험난한 가시밭길에서 建學精神(건학정신)을 고수하며 민족의 수난기를 헤쳐내야만 했다.

이렇게 76년의 긴 역사와 전통을 면면히 이어온 東國(동국)의 뿌리는 가히 우리 民族(민족)의 뿌리, 그것이었고 깊게내린 東國(동국)의 뿌리자취는 우리나라의 精神的(정신적) 發展(발전)에 심오한 영향을 끼쳤다.

찬란한 업적의 東國文學(동국문학). 他(타)의 追從(추종)을 不許(불허)하면서 우리 民族(민족)의 비극적 애환과 설움, 그리고 기쁨을 수많은 東國(동국)의 詩人(시인)들은 노래하였고 또 民族(민족)의 向方(향방)을 指示(지시)하면서 韓國文學(한국문학)의 發展(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 주춧돌이 되어왔다.

人間(인간)의 時代思想(시대사상)과 文化(문화)의 자취는 결국 文學(문학)의 흐름 속에 담기게 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 東國人(동국인)은 일찍 知覺(지각)하였고 수없는 自覺(자각)과 냉철한 知性(지성)의 예리한 判斷(판단)을 통해 時代(시대)의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며 民族(민족)의 갈 길을 모색하였다.

國家(국가)의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나타나는 國民(국민)의 小我的(소아적)인 이기주의적 성향과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와 참다운 人間性(인간성)의 회복을 붓의 소리로 외쳐왔다.

또 佛敎(불교)의 진리 속에서 自我(자아)의 완성을 이루고 覺者(각자)의 모습으로 현실의 참인간이 되자는 불교 이념 아래 人格陶冶(인격도야)에 박차를 가한 東國人(동국인)은 인간사회의 明火(명화)를 위한 捷經(첩경)이 될 民族精神哲學(민족정신철학)의 향방을 이끌어준 求道者(구도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등 여러 분야에서 자아실현을 민족적 차원으로 끌어올려 국가발전에 이바지하여 왔다.

이처럼 우리 東國人(동국인)은 항상 大我(대아)의 至高(지고)한 자세로 76년간의 흐름을 일관하여 왔다.

그러나 이렇게 쌓아올린 東國(동국)의 빛나는 업보가 날로 그 빛이 바래감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으나 東國人(동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퇴색되어가고 있는 우리의 敎育場(교육장)인 東國(동국)의 현 위치를 살피고 점검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東國大學(동국대학)의 주인이 당연히 우리 학생이라는 것은 明若觀火(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는 학문의 理論(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硏究(연구), 敎授(교수), 指導(지도)하는 능력을 키우는 대학의 主體者(주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자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東國人(동국인)의 모습은 그 주인 된 면모를 진정한 곳에서 드러내지 못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장구한 전통과 역사에 너무도 걸맞지 않은 위축된 자세는 校風(교풍)의 흔들림을 가져와서 최근의 우리에게는 東國人(동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학생 수의 증가와 졸업 정원제라는 난문제가 들어선 요즈음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인에게 인간미 결여라는 불행스런 성향도 없지 않은 가운데 우리 東國人(동국인)의 자부심결여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우리의 현 상태는 물론 환경적인 요소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도 있겠다. 그리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학교의 시설을 비롯한 활동무대의 협소함은 간과할 수 없는 환경적 요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시설의 요인, 장소적 제약보다도 더욱 우리에게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것이 있으니 바로 학교 당국의 內實(내실)을 기하는 학생들에 대한 정성과 우리 동국인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줄만한 관심을 가진 依支者(의지자)와의 대화이다.

표면상으로 드러나는 일부분의 허점만 메우려고 하는 학교 당국의 처사는 이제 시정이돼야 할 것이다.

이 자그만 일에도 학생의 일반적 여론이 반영되고 학생의 창의적 활동에 최소한의 제약과 아울러 그분위기 조성에 힘써주는 학교 당국의 정성이 아쉽기만 하다.

또 숱하게 배출된 유능한 선배들과의 대화가 그립기까지 할 정도로 대화빈곤현상을 빚고 있는 일 역시 개교기념일은 맞는 우리에게 단지 허전함을 부여한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동창 선배 분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만한 정성을 가진 동창은 너무도 부족한 것 같다.

진실한 사람은 관심 있는 대화에서 피어난다는 주지의 사실이 무색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든 外的(외적)인 면의 부족함이 결코 우리의 自負心(자부심) 실조와 대학생활의 나태함의 주 원인이 될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진리를 구하고 연구하려는 상아탑으로서의 대학 인식과 동국인으로서 민족의 주춧돌이 되자는 의욕이 너무도 결여되어 있다. 이는 생활의 나태함과 안이함을 초래하여 창의적 생활을 기대하기에는 벅찬감 마저 주고 있다.

우리는 동국인의 한사람으로 內實(내실)을 기하는 성실 속에서 주체성 있는 의식의 정립이 필요한 때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東國(동국)의 것을 찾고 계승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특성을 창조하고 민족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東國哲學(동국철학)의 완성을 기해야 한다.

大學(대학)의 선구자 역할을 담당한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아래서 새로운 東國(동국)의 向方(향방)의 再定立(재정립)이 절실히 요청되는 기로에 놓여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象牙塔(상아탑)에 어울리는 창조적 학문연구의 생활화와 학문의 日常化(일상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우리 東國人(동국인)은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東國(동국)의 횃불을 다시금 드높일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준비하기 위해 늘 살아 生動(생동)하고 순간을 영원으로 귀중히 여기는 東國人(동국인)의 고귀한 자세를 지님이 바로 우리 東國(동국)의 전통과 역사를 면면히 이어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수많은 人間(인간)의 움직임 속에서 東國大(동국대)의 자세는 항상 大我的(대아적)인 求道者(구도자)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은 우리 東國全體(동국전체)의 바램이요, 우리 민족의 바램이 아닌가.

우리는 東國(동국)의 소리를 民族(민족)의 소리로 高揚(고양)해야 한다. 76년의 세월이 말해주듯 大學文化(대학문화)의 先驗者(선험자), 아니 民族文化(민족문화)의 선구자로 東國(동국)의 숨결 民族(민족)의 숨결이었다. 우리의 大東國(대동국)은 이제 自己自身(자기자신)과의 철저한 싸움을 通(통)해 다시금 그 숨결을 이어 나가야 한다.

知(지), 德(덕), 體(체)를 겸비한 진리탐구의 旗幟(기치)를 높이들고 정확하게 事物(사물)을 관찰하고 올바르게 認識(인식)하며 그것을 응용하여 大我(대아)의 견지에서 大學發展(대학발전)은 물론 民族(민족)의 발전에 기수가 되도록 다시금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일치단결 하는 화합의 물결 속에서 자신의 理想(이상)과 사명을 완수해 나가는 大東國人(대동국인)의 자부심 넘치는 大學生活(대학생활).

우리는 東國文化(동국문화)의 發源地(발원지)가 곧 민족문화의 발원지임을 인식하면서 우리의 혈기 넘치는 젊음의 노여움을 自己內實(자기내실)의 調和(조화)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우리 東國人(동국인)은 오늘 76년이라는 긴 시간의 흐름의 출발점위에 서있다. 감회 서린 뿌듯함 속에서 해마다 맞이해온 이 날임에도 우리의 닫힌 마음으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숱한 의미들이 있다.

오늘은 우리 東國(동국)의 시작이다. 우리 東國(동국) 역사의 새로운 출발이다.

단순한 겉치레에 불과한 행사의 날이 아닌 정말 우리의 현실을 자각하고 내실을 기할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의미 있는 날이다.

76년의 세월 속에서 숱하게 맞이해온 東國(동국)의 아침과 저녁들, 어둠을 헤치고 오는 희망의 빛들, 사라지는 밝음 위로 무겁게 내려않는 어둠의 적막들, 하지만 우리 東國(동국)은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장엄한 동국의 타오르는 횃불, 떠오르는 태양의 明明(명명)한 웃음소리가 東岳(동악)의 골골마다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동국의 아침.

서서히 일어서는 침묵속의 움직임이 어수선한 세상의 등불임을 기약한다.